- 차익실현 위한 단기 이슈로 분석…국내증시 저가매수 기회될 듯
- 소재 산업재 등 경기민감주 '부담' vs 자동차 은행 IT 등 '관심'
[뉴스핌=정경환 기자] 일본 증시 폭락이 과연 국내 증시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시장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3일 일본 닛케이지수는 7.3% 폭락했다. 이는 13년 만의 최대 낙폭으로, 장 중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선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일본 증시의 이 같은 급락은 무엇보다 그간의 상승분에 대한 차익 실현 욕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연초 이후 40%, 지난해 10월 이후 60%의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인 일본증시에서 차익 실현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것.
김지훈 키움자산운용 본부장은 "너무 급하게 올라 왔다"며 "차익 실현 욕구가 당연히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질대로 커진 상황에서 일본 국채 금리 급등이 하나의 기폭제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주와 소비재주만이 닛케이 지수 하락분보다 더 크게 내렸다는 이유에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3일 일본 증시의 업종별 등락을 보면 각각 10.4%, 8.04% 떨어진 금융과 소비재만이 닛케이지수 하락분을 하회했다"며 "급락 업종이 금융과 소비재라는 점에서 중국 PMI보다는 일본 10년 국고채 금리 1% 돌파가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일본 증시 급락이 과연 우리 증시에는 어떤 파장을 몰고 올까?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본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23일 코스피도 1.24% 떨어졌다.
비록 일본 증시와 같이 하락하긴 했지만, 그리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우리 증시가 일본과의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데다 오히려 증시 급락으로 일본이 엔저 정책에 부담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코스피는 10포인트 이상 뛰며 출발한 이후 오전 10시 33분 현재까지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민상일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디커플링 상황이었던데다 상관관계도 뚜렷하지 않으므로 일본이 밀려 한국도 밀렸다고 보긴 어렵다"며 "하루 하락했다고 해서 상승 추세가 꺾였다고 볼 수는 없고 그동안 꾸준히 올라온 것처럼 조금 느리더라도 2000선 돌파 동력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일본 증시 급락의 이면을 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급락으로 일본 정부는 더이상 과도한 엔저 정책을 추진하기 어렵게 됐으며, 최소한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생겼다"고 판단했다.
이에 단기적으로는 우리 증시가 일본이라는 큰 시장의 변동성에 다소 휘둘릴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상승세를 찾아갈 것으로 본다면, 현 시점이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겠다.
투자자문사 한 임원은 "변동성으로 인한 영향이 있을 수 있겠으나 우리 시장은 곧 안정될 것"이라며 "일본 증시 급락에 대해 미국 시장이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상황이 더 악화되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재 부장은 "엔저 우려가 해소된다면 하반기 우리 경제에 대한 기대치는 미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을 바탕으로 제고될 수 있다"며 "외국인 역시 한국 시장을 재조명할 것이므로 외형상의 비관론에 휩싸이기보다는 저가 매수 기회로 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엔화 약세가 완화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자동차주가 부각될 조짐이다. 반면, 중국 경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경기민감주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훈 본부장은 "그간 엔저 피해가 컸던 종목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며 "특히 자동차주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말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PMI를 보니 소재, 산업재 등 경기민감주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IT나 중소형주는 그런대로 잘 왔고, 이제는 금융 및 은행주들이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