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뉴 RAV4.(사진 = 한국토요타 제공) |
이 같은 티구안의 아성에 토요타 RAV4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토요타는 지난 13일 혁신적 디자인과 높아진 성능의 뉴 RAV4를 국내에 본격 출시하면서 티구안과 혼다 CRV를 경쟁상대로 꼽았다.
RAV4는 1994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지난해까지 전세계 시장에서 400만대 이상 팔린 크로스 오버 SUV의 원조지만, 국내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국내 소형 SUV시장에서 치열한 승부를 벌이게 된 뉴 RAV4와 티구안을 비교ㆍ시승해 봤다. 뉴RAV4는 서울에서 충남 태안까지 왕복 400km 구간을, 티구안은 서울 시내와 주변도로에서 200km 정도를 타봤다. 시승한 모델은 RAV4 4WD, 티구안 TDi R-라인이다.
◇편안한 RAV4 VS 강렬한 티구안
RVA4의 첫 인상은 무난했다. 회사측에서는 강력하면서 날렵한 외관 디자인이 특징이라고 했지만, 대부분의 토요타 모델이 그런 것처럼 특별히 튀지도, 그렇다고 특별히 못나지도 않은 평범한 SUV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티구안은 RAV4에 비해 스포티한 느낌이다. 투아렉과 흡사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된 전면부가 강렬한 인상을 줬으며, 전체적인 바디라인도 RAV4 보다는 잘 빠진 것 같았다. SUV 특유의 볼륨감은 차체가 큰 RAV4(4570Ⅹ1845Ⅹ1705)가 티구안(4430Ⅹ1810Ⅹ1705) 보다 더 있었다.
내부 디자인은 뉴 RAV4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뉴 RAV4는 투톤 칼라의 인조가죽을 이용해 마감처리를 해 아기자기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줬지만, 티구안은 플라스틱으로만 이뤄진 실내구조가 다소 건조하게 느껴졌다.
실내공간 역시 RAV4가 더 넓어 보였다. RAV4는 차체 사이즈가 기존 모델 보다 작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동급 최대인 2660mm 휠 베이스로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트렁크 용량도 동급 최대를 자랑한다.
◇초반 가속력은 티구안, 고속에서는 RAV4
RAV4와 티구안의 주행성능은 막상막하다. 초반 가속력은 디젤엔진을 장착한 티구안이 더 우수했지만, 고속주행에서는 마력이 높은 RAV4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 다 차체가 단단해 굽은 도로에서도 쏠리지 않았으며, 강한 바람에도 차제가 흔들리거나 핸들링이 불안하지 않았다.
2.0리터 TDi(디젤) 엔진을 장착한 티구안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2.6kgㆍm의 동력성능을, 2.5리터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RAV4는 최고출력 179마력, 최대토크 23.8kgㆍ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정숙성에서는 디젤 모델인 티구안이 가솔린 모델인 RAV4를 따라갈 수 없었다. RAV4는 저속주행시 엔진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였으며, 150km 이상의 고속주행에서도 특별히 거슬리는 소음은 들려오지 않았다.
폭스바겐 티구안 R-라인.(사진 = 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
반면, RAV4는 공식연비(리터당 11km) 보다 실제 연비가 낮게 나왔다. 주행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놓고,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한 영향도 있을 것이다.
가격은 RAV4가 티구안 보다 저렴한 편이다. RAV4는 2WD 3240만원, 4WD 3790만원인데 반해 티구안(전체 4WD)은 가장 낮은 트림인 컴포트가 3810만원이다. 최상위 트림인 R-라인은 5000만원(4810만원)에 가깝다.
가솔린 모델 보다 디젤 모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국내에서 이 정도의 가격차가 소비자들의 선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다만, 편안한 장거리 여행을 즐기길 원하는 소비자라면 RAV4를, 경제성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라면 티구안을 선택하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