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와 딜러, ‘꿩먹고 알먹는 사업 구조’
[뉴스핌=김기락 기자] 도이치모터스가 수입중고차 리스 시장에 진출한다. 수입중고차를 새차처럼 리스를 통해 구입할 수 있게 됐으나 일각에선 ‘카푸어’ 양산을 한층 가속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6일 도이치모터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공시를 통해 신규 여신전문회사 설립, 자동차금융 사업에 본격 진출하기로 했다.
신설 법인의 초기 자본 규모는 200억원으로 시작하며 이중 도이치모터스가 90% 인 18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신설 금융 회사는 KB국민은행 부행장을 역임한 김재곤 대표이사가 맡는다.
신설 법인은 금융 감독기관에 여신전문회사 영업 등록을 마친 후 올 하반기부터 영업에 나설 방침이다. 도이치모터스는 국내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된 자동차 딜러사로 BMW와 미니를 판매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관계자는 “이번 자동차 금융 사업 진출로 도이치모터스는 연관 사업 확장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게 되고, 소비자들에게는 다양한 선택의 기회와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입차의 특성상 리스와 할부를 이용하는 고객의 비율이 높아 전체 고객 중 약 65~70%를 차지한다”며 리스 시장 확대를 기대했다.
일각에서는 딜러사의 수입중고차 리스 시장 진입에 대해 카푸어 양산을 가속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카푸어는 차를 구입하고 나서 차량 비용을 갚지 못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새차 때는 BMW그룹코리아가 운영 중인 BMW 파이낸셜 서비스를 통해 할부 및 리스를 하고, 중고차 구입 시 도이치모터스가 또 다시 리스를 하기 때문이다. 한 차로 ‘이중’ 금융 수익을 노린다는 게 일각의 지적이다.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사장은 카푸어와 관련 “하우스푸어와 카푸어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수입차 업체들이 카푸어 발생을 유도하는 일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본사에 이어 딜러사까지 금융 사업에 진출할 경우 본사와 딜러가 서로 ‘꿩먹고 알먹는 사업 구조’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부 수입차 업체들이 할부 및 리스 자격이 안 되는 소비자에게도 자사의 금융 상품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수입차 시장의 금융 상품 및 탈세에 대해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