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부터 유럽, 일본까지 선진국 국채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변동성을 동반한 수익률 상승에 투자자들이 긴장하는 표정이다.
14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국과 독일, 영국 국채시장에 ‘팔자’가 봇물을 이루면서 일제히 연초 이후 수익률을 모두 반납한 상황이다. 특히 영국 국채는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섰다.
여기에 일본 국채 수익률이 강한 반등 신호를 보낸 데 따라 상승 추이의 지속성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선진국 국채시장이 터닝포인트를 맞은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가 최근 미국 국채시장의 30년 강세장이 이미 종지부를 찍었다고 주장한 데 이어 한 목소리를 내는 투자가들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지난 2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라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15%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약 2주 사이 20bp 내외로 상승했다. 제조 경기를 포함한 지표 개선이 수익률 상승에 힘을 실었다.
미국 국채 수익률 역시 고용과 소매판매 등 지표 개선과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라 2% 선을 내다보는 상황이다.
독일과 함께 동반 내림세를 나타냈던 프랑스 국채는 헤지펀드의 매도 공세에 강한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국채 수익률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프랑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지난해 3.1%로 고점을 찍은 후 1.9% 선까지 떨어지자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의 매니저들이 적극적인 ‘팔자’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일본 국채 수익률 상승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인지 여부도 투자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부분이다. UBS의 아트 카신 디렉터는 “일본 국채 수익률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수도 있지만 추세적으로 이어질 경우 투자자들이 커다란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률 상승과 함께 변동성 확대가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선진국 국채의 장기 하락 추세가 흔들리는 만큼 수익률이 경제 지표에 상당히 민감하게 급변동 할 수 있다고 투자가들은 경고했다.
수익률이 바닥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경제지표 개선과 이달 들어 나타난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도 움직임이 국채 시장 판도 변화의 신호라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