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엔이 9일(현지시간) 4년만에 100엔 선을 돌파했다.
달러 당 100엔 선을 앞두고 번번이 내림세로 반전했던 달러/엔이 마침내 강력한 저항선이자 중장기적인 변곡점으로 통했던 100엔 선을 뛰어넘자 시장 전문가들은 일제히 추가 상승을 점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1% 이상 강하게 오르며 100엔 선을 뚫고 올랐다. 장중 달러/엔은 100.73엔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엔화는 연초 이후 달러화에 대해 15% 급락했다.
지난 4월 일본은행(BOJ)이 공격적인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엔화의 추가 하락에 힘이 실린 가운데 이날 미국 경제지표 개선이 달러/엔을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4000건 감소한 32만3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월 이후 최저치다. 시장 전문가는 33만5000건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고용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간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3주 연속 감소했다.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4주 평균 신청 건수 역시 6250건 감소한 33만6750건으로 2007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채용이 시장 전문가 예상치를 웃도는 16만5000건 증가한 데 이어 고용 지표가 완만한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경제 회복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고용 지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달러화 상승에 힘을 실었고, 이는 1개월 이상 막혔던 달러/엔 100엔 선을 뚫었다는 분석이다.
달러/엔이 100엔을 넘은 것은 지난 2009년 4월14일 이후 처음이다. 이후 미국 금융위기 및 경기 침체와 유로존 부채위기가 불거지면서 엔화의 안전자산 매력이 부각, 상승세를 이어갔다.
100엔 돌파가 연이어 좌절되자 일부 투자가들은 엔화가 저점을 찍었다는 의견을 내놓았으나 이날 변곡점이 뚫린 데 따라 엔화의 중장기적인 하락에 무게가 실렸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사이토 유지 외환 디렉터는 “달러/엔 100엔 선이 뚫린 데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 보다 적극적인 엔화의 추가 하락 베팅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은 달러/엔이 110엔까지 막힘 없는 상승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연말까지 110에 선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드만 삭스 자산운용의 짐 오닐 회장은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것은 금융업계에 몸담은 32년 동안 처음 겪는 일”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라쿠텐 증권의 소마 추토무 채권 매니저는 “주요 20개국(G20)이 일본의 엔화 평가절상을 용인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일본은행(BOJ)의 부양책 및 외환시장 개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