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대한석유협회의 차기 회장으로 전용원 전 국회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전 전 의원은 13·15·16대 국회의원(당시 한나라당)을 지냈으며 현재 새누리당 경기도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소위 ‘친박’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석유협회는 이달 중 정기총회를 열고 전 전 의원을 임기 2년의 회장으로 정식 선출할 예정이다. 정 전 의원의 회장 선임이 확정되면 20대 석유협회 회장으로서의 업무를 공식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선임된 협회 첫 회장이 친박으로 분류되는 정치인이라는 점은 적잖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유업계의 구심점과 대변자가 돼야 할 석유회의 수장이 또 다시 정치인으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현재 19대 석유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종웅 회장도 여당 출신의 3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지난 2008년에는 한나라당부산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18대 오강현 회장은 청와대 대통령실 경제비서관, 산업자원부 차관보, 특허청장 등을 역임했고 17대 김생기 회장은 노무현 대선후보 정무특보, 국민통합추진회의 기획조정실장,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현재 그는 정읍시장을 맡고 있다.
이 외에도 16대 고광진 회장은 16대 대선 새천년민주당 중앙선대위 홍보제작위원장겸 당보주간을, 15대 안병원 회장은 제16대 국회의장 정무비서관, 새천년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기독신우회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산업이 정부기관 및 국회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보다 의견을 잘 전달해줄 사람을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슷한 성격의 한국석유화학협회의 회장이 각 석유화학업계 CEO로 선임되던 것을 감안하면 석유협회의 이같은 회장 선임은 ‘정치권에 줄대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선임 당시 집권 여권 출신 인사가 집중적으로 선임된 점도 이같은 논란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 일각에서는 불만도 적지 않다.
정유업계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기름값과 관련 정부의 논의가 한창 진행됐을 때도 협회에서 한 역할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다보니 정유업계의 구심점이라기 보다는 협회 활동이나 역할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석유협회 관계자는 “2000년 전까지는 각 정유사 CEO들이 돌아가면서 회장을 맡았지만 유가 자율화가 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회원사에서 부담을 느꼈다”며 “정부나 국회의 소통채널이 필요했기 때문에 정치를 해 본 사람들이 회장에 선임됐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