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부양책으로 유로존 시장금리가 낙폭을 확대한 가운데 글로벌 기업이 반사이익을 챙기는 데 혈안이다.
20년 이상 장기물 회사채를 사상 최저금리에 발행, 값싼 자금을 확보하는 데 잰걸음을 하고 있다.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는 20년 만기 유로화 표시 회사채를 2.625%의 금리에 발행했다. 광산업체 BHP 빌리턴도 20년 만기 회사채를 3.125%의 금리에 발행했다.
유럽 명품업체인 LVMH도 2년만에 유로화 회사채 발행을 재개했고, 식품업체 네슬레 역시 유로화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LVMH는 2019년 만기 회사채를 5억유로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며, 네슬레 역시 5억유로 규모로 2020년 만기 장기채 발행을 추진한다.
앞서 제너럴 일렉트릭(GE)은 7억5000만유로 규모로 2016년 만기 회사채와 12억5000만 유로의 2017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시장금리가 바닥으로 떨어지자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 최대한 낮은 금리에 최대한 장기 자금을 조달하자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반면 투자자들이 떠안게 되는 잠재 리스크는 그만큼 커진다는 지적이다. 유로존 경기 하강이 남부 주변국에서 북부 중심국으로 확산되는 만큼 경기 펀더멘털이 가까운 시일 안에 회복되기 어렵고, 유동성 잔치 속에 금리가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위험자산을 중심으로 채권 수익률이 상승할 여지가 높다는 얘기다.
최근 세계 최대 채권펀드 업체인 펀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수익률이 터무니없이 낮다고 주장하며 보유 물량을 축소했다.
유로존 경기가 회복돼도 투자자들의 리스크는 사라지지 않는다. 경제 펀더멘털이 강하게 살아날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고, 이 경우 시장금리 역시 동반 상승하기 때문이다.
ECM 애셋 매니지먼트의 던칸 워윅 챔피온 기업 리서치 헤드는 “현재로서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시장의 예상보다 장기적으로 부양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어떤 계기를 통해 언제 금리가 상승할 것인지 알 수 없는 문제”라며 “장기물 채권 비중을 현 시점에서 늘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스워드피시 리서치의 게리 옌킨스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금리가 단시일 안에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경제 펀더멘털을 더욱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으로 장기물 회사채를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