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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北京)에 위치한 중국공상은행 사옥. |
중국 IB의 대표주자, 세계금융계 기린아
중국 대형 국영은행인 공상은행(工商銀行 ICBC)이 2013년 4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공개한 ‘글로벌 2000대 기업’중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선정됐다.
중국 기업이 글로벌 2000대 기업 중 1위를 차지한 것은 이 리스트 발표가 시작된지 10년만에 처음이다. 포브스는 세계 63개국의 영향력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매출액과 이익, 자산규모,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세계 2000대 기업 리스트를 작성 발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상은행은 4월 18일 자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작년 글로벌 2000대 기업 중 1위에 올랐던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엑슨모빌 대신 자사가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고 선전했다. 이 리스트에서 작년 1위였던 엑슨모빌은 올해 5위로, 작년 2위를 차지했던 JP모건은 3위로, 3위였던 GE는 4위로 밀려났다.
공상은행이 새로 1위로 뛰어 오른데 이어 역시 중국 국유 상업은행인 건설은행이 올해 2위를 차지하는 등 10위권안에 이름을 올린 중국 기업이 4곳으로 늘어나 글로벌 기업 무대에서 중국계 기업들의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여줬다.
이에앞서 지난달 말 공상은행이 발표한 ‘2012년도 실적보고서’에서도 공상은행은 전년 동기대비 15%나 증가한 2387억 위안(약 43조원)의 순이익을 기록, 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윤을 창출한 은행으로 부상했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거둬들인 순이익 23조9453억원과 비교할때 거의 두 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공상은행은 자산 규모와 시가 총액에서도 단연 세계 으뜸이다. 2012년 말 기준 공상은행의 총 자산은 17조5000억 위안(약 3100조원), 시가는 2364억 달러(약 265조원)로 5년 연속 세계에게 시가가 가장 높은 은행에 올랐다.
중국 은행들은 이미 시가 총액을 기준으로 글로벌 10대 은행에 4개 은행(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은행이 가장 발달한 미국(3개)보다 많은 수치로, 1위인 공상은행의 시가 총액(2364억 달러)은 10위권인 호주 연방은행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세계 자본이 주시하는 초대형 ' 클린 뱅크'
중국 신은만국(申銀萬國)증권은 공상은행이 2012년 매우 양호한 영업 실적을 거둔 요인으로 리스크 관리 수준 제고를 통한 은행 자산 품질 유지를 꼽았다.
2012년 말까지 공상은행의 불량대출 비율은 0.85%로 2011년보다 0.09%포인트 감소, 1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의 관심사인 지방 정부 및 부동산 대출 영역에서도 지난해 리스크 통제가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2012년 말 기준 공상은행의 지방 정부 대출 규모는 2011년에 비해 465억 위안 줄어들어, 불량대출 비율이 0.34%포인트 감소한 0.39%에 달했다. 부동산 개발 대출 규모도 2011년 대비 264억 위안 줄어, 불량대출 비율이 0.75%로 리스크가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신은만국 증권은 평가했다.
아울러 중국 증권사들은 경영 구조 개선을 비롯한 수익 구조 다변화도 공상은행이 작년 우수한 영업 실적을 낸 요인 중 하나로 진단하고 있다.
공상은행은 지난해 자본금이 적게 들고 고객 수요가 많으며 고부가가치 영업인 금융자산서비스 업무를 중점 경영 전략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2012년 말 금융자산서비스상품 잔액이 7조 위안으로 불어났다.
인수합병(M&A) 등 투자은행(IB) 업무 관련 수입도 전년보다 1.6배가 늘었으며, 참여한 M&A만 해도 600건으로 전체 거래 규모가 1000억 위안을 넘었다.
공상은행의 은행카드 발행 건수와 소비 금액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단연 최고 기록을 보이고 있다. 공상은행의 2012년도 실적 공고에 따르면 은행카드 발행량은 4억7000만장으로 작년 은행카드 소비 금액은 4조1300억 위안에 달했으며, 이 중 신용카드 발행량은 7700만장으로 지난해 신용카드 소비 금액은 1조3000억 위안이었다.
인터넷 뱅킹 거래 규모 역시 전년보다 17.2%가 증가한 300조 위안을 돌파했으며, 모바일 뱅킹 거래 규모도 전년보다 17배나 늘어났다. 국제결제업무 규모도 지난해 2조 달러에 육박, 자산 위탁관리업무 수익은 전년보다 12%늘어난 3조9600억 위안에 달해 15년 연속 중국 내 1위를 달리고 있다.
공상은행은 지난 2006년 홍콩 증권거래소와 중국 본토 상하이 A주 증시에 동시 상장했다. A 주 증시의 주가는 현재 주당 4.05위안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신은만국 증권 애널리스트는 우수한 영업 실적이 기대된다며 2013년과 2014년도 공상은행의 순수익 성장률이 각각 8%, 9.7%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주당순이익(EPS)은 0.74위안, 0.81위안, 주가수익률(PER)도 5.7배, 5.2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대다수 증권사들에 의해 공상은행은 추천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저우추취(走出去 해외진출)박차, 거미줄 영업망 구축
민생(民生)증권을 비롯한 중국 증권사들은 2013년 공상은행이 2012년 대비 7.1% 증가한 2557억 위안(약 46조원)의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이 은행이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면서 향후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2년 말 기준 공상은행의 해외 자산 규모는 1627억2000만 달러(약 181조원)로 전년 동기대비 30.5%나 증가했다.
공상은행은 현재 전 세계 39개국에 380여개의 해외 지점을 두고 있으며, 향후 1~2년내 해외 지점을 50개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공상은행은 중국 로컬 국유 및 중소 기업은 물론 합자 기업, 외국 기업을 포함한 4만여개의 기업과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공상은행은 2000년대 들어 중국 내 은행 중 가장 활발한 해외 M&A를 펼치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아프리카 최대 상업은행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탠다드 은행의 지분 20%를 5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으며 이외에도 최근 몇 년 사이 스탠다드은행의 아르헨티나 법인 인수, 홍콩 동아은행의 북미자산 매입 등 해외 사업에 맹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 선도 은행
위안화 국제화의 가속화도 공상은행과 같은 중국 상업은행의 국제화에 새로운 발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역으로 공상은행은 국제 금융무대에서 위안화 국제화를 선도하는 기수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다.
올해 2월 13일 공상은행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人民)은행으로부터 싱가포르 위안화 결제 은행 설립을 허가 받았다. 외국에 위안화 결제 은행이 설립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를 계기로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위안화 국제화 행보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의 기업들이 무역•투자와 관련된 재무 및 운영센터를 싱가포르에 두고 있기 때문에 공상은행의 싱가포르 지점 위안화 결제 은행 설립은 아세안 국가들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상은행 본부의 국제부 부총경리 녜창원(聶長雯)은 “인민은행의 싱가포르 위안화 결제 은행 설립 허가는 정부가 공상은행의 위안화 업무 역량과 해외 경영 성과를 높이 평가한 결과”라며 “은행 경영의 글로벌화는 공상은행의 필수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들도 싱가포르 위안화 결제은행 설립으로 위안화의 국제 거래 규모가 확대돼 위안화를 통한 대외 무역과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이로인해 점차 세계 주요 결제 통화인 미국 달러의 지위가 위협을 받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공상은행은 지난 4월 2일 대만 융펑파이낸셜홀딩스(SinoPac Financial Holdings Co.)의 자회사 융펑(永豐 지노펙)은행의 지분 20%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중국 본토 은행이 지분 투자 형태로 대만 은행에 투자하는 최초의 사례로 세계 금융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공상은행은 2012년 말 기준 대만 현지의 39개 은행과 업무 대리은행 형태의 제휴 관계를 맺고 있으며, 지난해 한해 동안 이들 대만 은행과의 거래 규모가 703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영업망 확대, 현지화에 드라이브
공상은행은 지난 1993년 한국에 대표처를 설립한 이후 1997년 정식으로 공상은행 한국 서울 지점을 설립해 2002년과 2010년 각각 부산과 서울 대림으로 지점을 확대, 2012년 12월 28일 서울 광진구에 4번째 한국 지점을 설립했다.
광진구는 서울에서도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 중 하나로 2011년 말 기준 이 곳에 거주하는 중국인이 1만20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상은행 한국 관계자는 “4번째 한국 지점 설립으로 주한 중국인에게 편의를 제공함은 물론 현지화 전략을 통해 한국 고객의 수요에 맞는 금융 상품을 출시, 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중 수교 20년 동안 양국의 무역액이 25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경제무역 협력이 심화되면서 공상은행이 앞으로 한중 양국의 경제협력 측면에서도 실질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