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골프를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18홀 라운드를 하면서 누구에게나 희노애락이 교차한다. 수많은 유혹이 있고 쉽지 않은 선택을 할 때도 있다.
골프에서 1타는 승자와 패자를 가른다. 0.5타는 없다. 그래서 모험을 해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때도 있다.
못 먹어도 ‘고’를 할 때는 바로 이럴 때다.
그린 앞에 벙커가 있다. 벙커를 넘겨 온그린 시켜 파를 잡을 것인가 아니면 짧게 끊어 칠 것인가. 여기서 타수 계산을 하게 된다.

만약 벙커를 넘기지 못해 볼이 벙커에 빠져도 두 번만에 볼을 그린에 올리는 것은 똑같다. 물론 벙커에서 두세 번 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스샷 상황이다.
못 먹어도 고를 하나 안 하나 2타인 것은 같다. 모험을 해서 벙커를 넘긴다면 1타로 그린에 올릴 수 있다. 그러니 못어도 고를 안 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이럴땐 다르다.
그린 50~60m 앞에 벙커가 있다. 지금 치려는 샷은 벙커를 겨우 넘길 수 있는 거리다. 이 경우는 벙커를 넘기지 못해 볼이 벙커에 빠지면 ‘3타’까지도 계산해야 한다. 벙커에 들가면 벙커샷에 어프로치 샷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하지만 안전하게 볼을 벙커 전까지 보낸다면 ‘2타’로 온그린 시킬 수 있다. 못 먹어도 고할 때보다 1타 득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우연과 요행을 바라고 샷을 할 게 아니다. 골프에게 못 먹어도 고는 최소한 1타 손해를 볼 뿐이다. 내기골프에서 한 번에 만회해 보겠다고 못 먹어도 고를 하는 데 이는 미친 짓이다. 또 골프를 욕되게 하는 일이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