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연안지역, 강철 태양열 조선 산업 등에 집중.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 규모가 5000억 위안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계 기업의 연쇄 부도우려와 함께 금융 리스크가 증폭되고 있다. 또한 은행권의 부실 대출 증가는 산업계 자금 경색을 심화시키면서 원만한 경제성장을 가로 막는 족쇄가 되고 있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중국 상업은행의 부실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7% 늘어난 5243억 위안에 달했다. 이는 올해 연초보다도 339억 위안이 늘어난 것이다. 부실대출 비율도 올해 초보다 0.02%p 늘어난 0.99%를 기록했다.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은 2011년 4분기 이후 연속 6개 분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은감회)는 은행권의 부실대출이 앞으로도 한동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을 구가한 10년 간 은행권의 수익도 대폭 향상돼 부실대출의 위험성이 상쇄될 수 있었지만, 경제 성장이 둔화되자 부실대출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부실대출의 대부분이 동부 연해 지방에 집중되어 있고, 업종별로는 강철무역·태양열 산업 및 조선 등의 부실대출 비율이 높았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달 동안 대출 상환 연체로 인해 은행이 무역 업체를 고발한 건수가 상해지역에서만 209건에 달한다. 사정이 어렵기는 태양열 산업도 마찬가지다. 3월 중순 부도를 선언한 선텍이 2월 말까지 공상은행, 농업은행 등 중국 9개 은행에서 빌린 돈이 위안화로 환산하면 71억 위안에 달한다. 중국은행은 이미 선텍의 대출을 부실대출로 규정하고 손실의 50%를 대손 상각 처리하기로 했다.
더 큰 문제는 회계장부로 드러나지 않는 은닉 부실대출이다. 중국의 은행권은 은감회의 규정에 따라 대출의 등급을 정상·주의·비우량·위험·손실의 5단계로 나누어 관리한다. 이 중 비우량 대출부터가 부실대출로 분류된다.
그러나 많은 은행들이 은감회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 각종 편법을 동원해 부실대출 규모를 축소하고 있어 실제 부실대출 규모는 훨씬 많을 것으로 은감회는 추측하고 있다.
은행권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편법은 추가 대출을 통해 채무자에게 '돌려 막기'를 종용하거나 대출 등급을 조작하는 것이다.
2012년 2분기 이후 중국 상업은행의 연체 대출 규모가 부실 대출보다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고, 이는 은행권의 부실대출 규모 축소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은감회는 은행권의 대출 등급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앞으로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