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원 규모 이라크 재건 사업, 중국 등 외국에 뺏길 수도..
지난해 5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의 본계약을 체결하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누리 카밀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김승연 한화그룹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 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정부와 협의 중이던 발전 및 정유시설, 학교, 병원, 군시설현대화, 태양광 사업 등의 추가수주가 답보상태에 놓이게 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라크 추가 재건 사업 수주에 한화건설이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게 된 것은 이라크 누리 알 말리카 총리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두터운 신뢰감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80억달러(한화 약 8조9000억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수주를 계기로 이라크 정부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한화건설은 100억달러 규모 추가 재건사업을 수주할 경우 연인원 73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라크 내 한국기업의 위상이 제고돼 2017년까지 310조원 규모로 발표된 이라크 재건사업 수주에 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의 선점효과가 기대된다.
이같은 진단은 이라크 정부도 마찬가지다. 사미 알 아라지 NIC(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의장은 지난 1월 서울을 방문해 한화그룹을 찾았다. 기자간담회에서 아라지 의장은 "김승연 회장의 의지와 용기로 인해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김승연 회장과 관련된 여러가지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며 강한 신뢰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김승연 그룹 회장의 경영공백 장기화에 따라 이라크 진출이 늦어지고 있다는 게 한화그룹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중소 협력사 동반진출도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한화건설은 비스마야 신도시를 비롯한 이라크 재건 사업으로 연 73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점에서 이같은 상황이 아쉽다고 전했다.
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은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현재 논의 중인 1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재건사업 수주에 대한 이라크 정부 측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김현중 부회장은 또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2,3단계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협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한-이라크 협력관계가 벌어진 틈을 타 중국과 터키 등 경쟁국 건설사들에게 이라크 재건시장의 선점효과를 빼앗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명 주이라크 한국대사 역시 지난해 12월 이라크 비스마야 현장을 방문해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데 국익차원에서는 경영일선에 복귀해야 하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