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JP모간과 웰스 파고를 필두로 한 월가 대형은행의 어닝시즌은 출발부터 투자자들에게 적잖은 실망을 안겨줬다.
두 개 은행 모두 순이익이 늘어났지만 이는 대손충당금을 줄인 데 따른 것일 뿐 핵심 사업 부문인 모기지와 여신이 상당폭 위축돼 향후 전망까지 흐리게 했다.
주요 수익성 엔진이 힘을 쓰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은행권이 구조적인 문제를 신속하게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JP모간과 웰스 파고의 1분기 순이익은 가각 33%와 22% 급증했다. 수치상 이익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비용 절감과 충당금 감소에 따른 것일 뿐 펀더멘털의 강화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익 증가와 달리 매출액은 JP모간이 4% 감소했고, 웰스 파고 역시 1.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이익률과 신규 여신도 위축돼 오히려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나머지 월가 주요 은행의 1분기 실적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번지고 있다.
특히 웰스 파고는 모기지 대출이 전체 매출의 26%를 차지하는 만큼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1분기 웰스 파고의 모기지 은행 부문 이익은 2.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모기지 신청이 1400억달러로 전분기 1520억달러에서 상당폭 감소, 앞으로 웰스 파고의 이익 증가가 둔화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JP 모간 역시 모기지 은행 부문의 이익이 31%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 사업 부문의 이익률도 위축됐다. 웰스 파고의 이익률이 전분기 대비 8bp 떨어진 3.48%를 기록했고, JP 모간의 예대마진이 2.61%에서 2.37%로 하락했다.
샌들러 오닐 파트너스의 스콧 사이퍼 애널리스트는 “이날 은행권 실적에서 모기지 비즈니스의 둔화 조짐이 뚜렷하게 확인됐다”며 “충당금을 줄인 데 따른 상쇄 효과가 없었더라면 분기 실적이 더욱 실망스러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턴 에이지의 토드 헤이거만 애널리스트는 “웰스 파고와 JP 모간의 1분기 실적은 나머지 은행권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매크로 경제 둔화와 맞물려 향후 수 분기에 걸쳐 은행권 수익성이 뒷걸음질 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