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못이 나오면 때리려는 원리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11년 4월 "애플뿐만 아니라 전자회사가 아닌 기업들까지 삼성에 대한 견제가 커지고 있다"며 한 말이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3년 4월 현재. 삼성에 대한 글로벌 견제는 날이 갈수록 더욱 독해지고 있다.
협력업체의 처신이 곧 삼성의 문제점으로 부각되면서 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도 하고, 경쟁사와는 다양한 부분에서 시시비비를 다투는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가는 길이 만만치는 않은 대목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미 삼성전자는 애플과 세계 각국에서 특허와 디자인 등의 문제를 두고 2년째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일본에 이어 영국에서도 일부 패소하면서 적잖은 타격도 우려되는 시점이다.
미국에서도 에릭슨과 맞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인터디지털 역시 올해 스마트기기에 대해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LG전자와 냉장고 용량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특허 관련 소송도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특히 글로벌 협력사의 잘못된 처신으로 불똥이 튀기도 한다.
중국의 현지협력사 아동공 고용 논란이 대표적이다.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삼성전자는 250곳의 협력업체에 대한 현지조사 등으로 진땀을 뺐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의 주석(납) 납품 처리 문제가 국제 사회인권단체로부터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국내외 생산기지 등에 수많은 협력사가 활동하다 보니 여러 문제들이 벌어지기도 한다"면서 "협력사의 문제가 마치 삼성의 문제로 포장돼 논란을 빚는 경우가 많아 법과 원칙에 따라 협력사 관리는 물론 빠른 대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같은 글로벌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철저한 준법경영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단적으로 내부에는 '무관용' 강조점에 맞춰 관행과 부패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엄격하게 적용 중이다. 외부로는 혹여 문제가 불거지면 법 원칙 하에 발빠른 대처에 나서고 있다.
이런 준법준수 프로세스는 지난 2년 간 삼성이 가장 중점을 두고 진행한 부분이다.
삼성은 2011년 4월 준법경영을 선포한 이후 강력한 컨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최고경영자부터 사원에 이르기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준법점수를 메기고 이를 인사에 철저하게 반영한다.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결국 삼성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것이라는 확고한 의지가 엿보인다.
김상균 준법경영실장(사장)은 연초 사장단회의에서 "2년간 준법경영을 진행한 결과 내부조직 등에 기반이 갖춰졌다"며 "이제는 준법경영에 대한 평가와 제재활동을 본격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고위 인사는 "글로벌 시장이 초일류 기업 삼성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공세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완제품의 경우 기술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브랜드 이미지라는 점에서 삼성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