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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어(小魚)' 연금시장 이끄는 허승택 농협은행 은퇴연구소장

기사입력 : 2013년04월04일 11:37

최종수정 : 2013년04월05일 10:51

- 은행 출범 1년여만 퇴직연금 순증 1조

허승택 농협은행 은퇴연구소장
[뉴스핌=노희준 기자] "대기업과 공기업 대상의 퇴직연금시장의 1차 전쟁은 마무리됐다. 이제 시장에서 늘어나는 것은 중소기업하고 개인형 퇴직연금(IRP)이다. 이런 밀착형 영업에는 협동조합이 강하다."

지난 3일 뉴스핌이 만난 허승택 NH농협은행 은퇴연구소장은 지난 1년여만의 퇴직연금 적립금 '1조원 순증' 성과 원동력을 이렇게 평가했다. 퇴직연금 시장이 변곡점을 맞는 시점에서 그물망 점포망과 협동조합 등을 통한 지역 밀착 영업에 강점을 가진 농협이 빛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3월 출범한 이래 1년여만에 퇴직연급 적립금 잔액이 2조734억원에서 3월말 현재 3조931억으로 1조원 이상 불어났다. 절대 규모면에서는 아직 은행권 퇴직연금사업자 가운데 6위권(지난해 연말 기준) 순위지만, 내부 기준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2배의 성장률에 해당하는 성과를 이끌어낸 것이다.

허 소장은 "(신용·경제사업 분리로) 농협은행이 분리되기 전에는 (적립금이) 연간 5000억원 늘었는데, 은행이 분리되고 나서는 1조원으로 2배의 성적을 거뒀다"며 "사업구조 개편이 성공하면서 은행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강화된 것 아니겠느냐"고 자평했다. 특히 본격적으로 베이비부머 은퇴시기가 시작돼 퇴직연금 지급액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적립금 순증을 기록한 것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여기에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2라운드' 경쟁에 접어들고 있는 퇴직연금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작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300인 이상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 비율은 74%이고, 500인 이상의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비율은 86.5%에 달한다. 알 만한 기업 가운데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은 곳은 현재 한진그룹, 대한항공, 한전 등 일부뿐이다. 

하지만 30인 이하 사업장 퇴직연금 도입률은 12.1%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전 사업장을 기준으로 퇴직연금 도입률은 여전히 13.4% 수준에 그쳐 퇴직연금 시장은 먹을거리가 여전하다고 평가되지만, 이를테면 대어보다는 소어(小魚)에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 고객 기반은 약하지만, 소매와 지역 밀착형 조합 기반을 갖고 있는 농협 입장에서는 기회의 시기가 도래한 셈이다.

허 소장은 "퇴직연금 1차 전쟁 때 대기업은 어차피 거래 기반도 아니라서 적립금이 늘지 못했지만, 이제 소규모 사업장 공략에서는 협동조합의 장점이 발휘된다"며 "20~30인의 소기업에서 퇴직연금 적립금이 3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퇴직연금 유치에서 재미를 본 것도 적립금 순증에 한몫 했다는 평가다. 특히 농협은행은 학교에서 일하는 급식 조리사, 영양사 등 비정규직의 퇴직연금 흡수에서 강점을 발휘했다고 한다. 허 소장은 "비정규직에 대한 퇴직연금 접근은 다른 데서는 여건상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면서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 전체적인 의사가 공유된다면 비정규직 퇴직연금 도입도 가열차게 될 것"이라고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허 소장은 퇴직연금 시장의 변화 속에서 1~2년 안에 퇴직연금 사업장이 구조조정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퇴직연금 전산 및 전문인력 인프라 증강과 농협계열사를 활용한 농협만의 부가서비스 개발 등을 통해 재무 및 비재무설계 컨설턴트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퇴직연금 적립금 잔액 4조원, 은행권 내 시장점유율 8% 초반대 성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특히 농협만의 지역조합과 연계된 귀농 관련 서비스를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제공하면서 도농간 교류를 발전한다면, 제2의 새마을운동 붐 조성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도 드러냈다.

허 소장은 지난해 3월 출범된 은퇴연구소에 대한 비전도 밝혔다. 그는 "은퇴연구소는 퇴직연금보다 더 상위의 개념"이라며 "사회적으로나 은행 내부적으로 공론화가 된다면 지금 단위보다 상위 단위에서 은퇴연구소도 독립이 돼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경제연구소와 같이 독립적으로 꾸리는 형태를 염두해 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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