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BOJ 공격적 행보에 기대심리 고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강력한 디플레이션 탈피 의지를 보인 가운데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독일을 앞질러 주목된다.
26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14년만에 처음으로 독일을 넘어섰다.
물가연동 채권과 명목 국채의 수익률 스프레드를 나타내는 일본 5년물 BEI(break-even rate)가 1.54%포인트를 기록해 독일에 비해 33bp 앞질렀다. 이는 2009년 이후 최고치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물가연동채권(TIPS)이 올해 1분기 약 2년래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0.7% 하락하는 등 실제 인플레이션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정부와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행보에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크게 고조된 결과로 풀이된다.
모간 스탠리의 앤턴 히스 글로벌 인플레이션 리서치 헤드는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진지한 태도와 정책 방향에 대해 시장이 고무됐다”며 “다만, 인플레이션 목표치 2%의 실현에 대한 베팅이라기보다 기대감에 따른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BOJ는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기 위해 국채 매입을 확대하는 한편 자산 매입 상한선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독일 소비자물가지수는 1999년 이후 연평균 1.6%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연평균 0.3% 하락한 일본과 현격한 차이다.
경제성장률 측면에서도 일본과 독일의 간극은 상당하다. 1999년 이후 독일의 명목 성장률은 유로화 기준으로 36% 성장한 데 반해 일본은 같은 기간 7.1% 위축됐다.
미즈호 증권의 소토메 데루요시 채권 전략가는 “일본의 디스인플레이션은 상당히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라며 “BOJ가 실제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JP모간의 재스퍼 포크 트레이더는 “신용 공급이 매우 제한적이고 엔화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데다 새 정부의 자산 매입이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다양한 변수들이 일본의 매크로 경제에 실제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인플레이션도 포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엔화는 최근 6개월 사이 17%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