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정책자들의 키프로스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권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을 25일까지만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EU 고위 관계자가 키프로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언급했다.
예금자 과세 방안을 끝내 채택하지 않을 경우 대형 은행이 파산하면서 예금자들이 커다란 피해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유로존 탈퇴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것.
이와 별도로 시장 전문가는 키프로스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유로공동통화체제의 근간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EU 정책자들이 키프로스의 ‘플랜B’에 대해 컨퍼런스콜을 갖기로 한 가운데 EU와 국제통화기금(IMF) 관계자들이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EU 관계자는 “키프로스는 예금자 과세 방안에 대한 표결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며 “이를 끝까지 거부할 경우 은행 시스템이 붕괴되는 한편 유로존 탈퇴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IMF 관계자 역시 “사태 해결의 열쇠는 전적으로 키프로스가 쥐고 있다”며 “유로존 탈퇴라는 초유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유로존 회원국과 ECB, IMF가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지만 키프로스가 협조하지 않는다면 결국 유동성이 바닥을 드러내고 자국 화폐를 찍어내는 것 이외에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CB의 지원마저 중단되면서 금융시스템이 무너져 내릴 경우 대대적인 통화 평가절하가 불가피하고, 이 경우 자국 화폐를 발행하는 것 이외에 다른 해결책을 생각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구제금융 지원이 없을 경우 키프로스가 정부가 은행시스템을 지켜내기 어렵다는 것이 유럽 정책자들의 판단이다.
한편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인 대럴 델라메이드는 EU가 이번 키프로스 사태를 해결한다 하더라도 유로존 체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예금자보호마저 지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유로존 정책자들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렸고, 이에 따른 파장이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주변국으로 고스란히 전이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키프로스 의회가 EU의 구제금융 조건을 거부한 데 따라 남유럽의 반긴축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