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지스터-우주선 기초-응용과학 연구 눈부신 '성과'..현재는 통신기술에만 주력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박근혜 정부에서 첫 출범하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물러난 김종훈씨가 대표를 맡고 있어 관심을 끌었던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Alcatel-Lucent Bell Labs).
벨연구소의 초창기 대표적 성과인 트랜지스터 발전에 기여했으며 1980년대 벨연구소의 격동기에 대표를 맡았던 이안 M. 로스(85)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사망하면서 벨연구소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925년 벨시스템사의 연구개발을 위해 설립된 벨연구소는 통신부문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초과학 연구로 명성을 드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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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연구소에서 트랜지스터 개발로 노벨상을 수상한 3인(출처=와이어드 닷컴) |
트랜지스터는 '변화하는 저항을 통한 신호 변환기(transfer of a signal through a varister 또는 transit resistor)'에서 비롯된 단어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전자제품 혁명을 몰고 왔다. 특히 윌리엄 쇼클리는 '실리콘밸리에 실리콘(반도체)을 가져온 사람'으로 불린다.
트랜지스터 발명으로 1956년 존 바딘과 월터 브래튼, 윌리엄 쇼클리가 노벨상을 탔고, 버락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에너지 장관을 맡았던 스티븐 추도 1997년 광 트래핑으로 노벨상을 공동 수상하는 등 이 곳에서 발명, 개발된 기술에 대해 7개(13명) 노벨상이 주어졌다. 2만9000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벨연구소는 통신기술뿐 아니라 정보기술(IT)의 근간이 되는 기술들의 산실이었다. 세계 최초의 TV 위성방송 위성인 텔스타, 소니가 상용화한 디지털 카메라용 반도체 CCD, 유닉스와 C+, 광케이블 등도 벨연구소 작품이다.
영국 태생의 로스는 캠브리지대학에서 전기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딴 뒤 벨연구소에 합류해 전계효과(field-effect) 등 트랜지스터 발전 연구에 매진했으며, 1964년엔 최초로 달에 착륙한 유인 우주선 아폴로 계획을 위해 설립된 자회사 벨컴의 매니징 디렉터로 임명돼 활동했다. 후에 나사(NASA, 미 항공우주국)은 "벨컴의 지원이 없었다면 달 착륙 미션은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치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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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주 머레이힐에 위치하고 있는 벨연구소 전경(출처=위키피디아) |
특히 개방형 혁신에는 김종훈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종훈 대표는 벨연구소에서 최초로 외부인이자 최연소 수장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로스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해 "벨연구소의 시스템은 양방향적이고 상호의존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경쟁사에게 정보를 결코 주지 않았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1997년 AT&T는 3개의 회사로 분할되는데, 벨연구소는 장비제조업과 함께 루슨트테크놀로지란 이름으로 재탄생한다. 2006년에는 프랑스 알카텔이 루슨트테크놀러지를 인수, 알카텔-루슨트로 거듭나게 되는데, 이에따라 물리와 반도체 연구 등 과거 기초과학 연구에 방점을 두었던 벨연구소의 연구방향은 네트워킹과 초고속 전자학, 나노테크놀로지와 소프트웨어 등 시장 중심의 통신 기술에 집중하는 쪽으로 바뀌게 된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