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투자등급 가운데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회사채의 개인 투자자 보유 물량이 1조달러에 달한 가운데 손실 리스크가 급상승해 주목된다.
최근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기업 LBO(차입매수)가 6년래 최고치로 급증하면서 투자자 보호 조항이 제대로 명시되지 않은 회사채의 경우 손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BBB 등급의 회사채 1조6000억달러 가운데 개인 투자자가 58%에 해당하는 9400억달러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회사채가 투자자 보호 조항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모펀드가 LBO를 추진할 경우 회사채 보유자는 손실을 떠안고 발행 기업에 되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JP 모간에 따르면 최근 하이즈와 버진 미디어를 포함해 지난달 기업 LBO는 총 510억달러로, 2007년 4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페이든 앤 라이겔의 나탈리 트레비틱 투자등급 회사채 헤드는 “대부분의 회사채가 높은 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고, 이를 투자자가 발행 기업에 되팔 경우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며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회사채 투자자들은 LBO 리스크에서 자유로웠지만 최근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안차크 미국 신용 헤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극심한 팽창적 통화정책을 시행해 거의 모든 투자자들에게 리스크를 과감하게 떠안도록 했다”며 “투자자들이 회사채에 공격적으로 베팅한 데 반해 투자자 보호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초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투기등급 회사채 규모는 16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연간 기록인 3000달러의 절반을 웃도는 수치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회사채는 6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LBO 투자자들은 LBO가 추진될 경우 후순위인 투자자일수록 커다란 손실 리스크를 떠안을 위기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LBO를 시행할 때 회사채 발행 기업이 투자자에게 최소한 원금을 보전해 주거나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되사야 하는 조항이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위기 이후 발행된 회사채에는 이 같은 보호 조항이 갖춰지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회사채를 되팔지 않고 보유하더라도 투자자들이 감내해야 할 손실 리스크는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LBO 이후 부채 비율이 크게 상승하며, 이 때문에 재무건전성 악화와 함께 채권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LBO 이후 하인즈의 부채비율은 두 배 상승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