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소위 ‘큰손’들만 공략했던 사모펀드의 문턱이 대폭 낮아지고 있다.
최소 투자금액을 대폭 낮춰 뮤추얼펀드를 출시하는가 하면 신규 출범하는 바이아웃 펀드에 거액 자산가 이외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투자 요건을 크게 완화하는 움직임이다.
13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칼라일 그룹은 새롭게 출범하는 바이아웃 펀드의 최소 투자 요건을 5만달러로 제시했다.
사실상 거액 자산가들이 독점적인 투자 기회를 차지했던 바이아웃 펀드의 문턱을 크게 낮춘 셈이다.
앞서 KKR은 뮤추얼펀드를 출시하고, 최소 투자 금액을 2500달러로 제시했다. 블랙스톤 역시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헤지펀드를 선보였다.
특히 이번 칼라일의 바이아웃 펀드는 대형 사모펀드가 고위험 투자상품으로 분류되는 바이아웃에 일반 투자자들의 참여를 허용한 최초 사례여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바이아웃 펀드는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기업을 인수한 후 수익성을 높여 높은 가격에 되파는 형태로 운용된다.
본래 칼라일의 펀드에 투자하려면 종자돈이 최소한 500만~2000만달러를 가져야 가능했다. 반면 이번 바이아웃 펀드는 최소 투자금액이 5만달러로 대폭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총 자산이 주택을 포함해 최소 100만달러로 제시된 만큼 투자 기회를 전폭적으로 확대했다는 평가다.
대형 사모펀드가 투자 요건을 완화한 것은 연금펀드의 불투명한 미래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보스턴 대학에 따르면 확정급여형 연금에 가입한 근로자 수가 지난 20년간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일부 사모펀드는 401K를 통해 일반 근로자의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사모펀드가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이후 지속적으로 고객층의 다각화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투자 층을 다각화하면서 투자 기간도 줄어들고 있다. 통상 사모펀드는 투자 기간이 10년 내외로 정해지지만 최근 최소 금액을 낮춘 펀드의 경우 2년 후 매 분기별로 부분 상황을 허용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