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고용 지표 개선에 힘입어 미국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강하게 상승했다. 특히 엔화에 대해 달러화는 2009년 8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는 달러화의 강세 흐름이 이제 시작단계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8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1.35% 급등한 96.10엔에 거래됐다. 장중 환율은 96.60엔까지 치솟았다. 유로/달러는 0.82% 떨어진 1.2999달러를 기록,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상승했다.
유로/엔은 0.49% 오른 124.89엔에 거래됐다. 이날 달러 인덱스는 0.78% 상승한 82.75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미국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23만6000건으로 전문가 예상치인 16만건을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은 7.7%를 기록해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7.9%를 하회한 동시에 4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고용이 개선되면서 올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핌코는 올해 성장률이 2%를 밑돌 것이라는 기존의 예상을 뒤집고 3%를 웃도는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커먼웰스 포린 익스체인지의 오머 아이시너 애널리스트는 “경기 회복이 점차 넓게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미국의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데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달러화 상승이 보다 중장기적인 추세로 굳어질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가트만 레터의 데니스 가트만 대표는 “달러/엔이 이르면 올 연말 125엔까지 오를 것”이라며 “하지만 100엔선을 돌파하는 데 까지는 일정 기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엔화는 달러화를 포함한 주요 통화에 대해 18% 급락한 상태다. 시장 전문가들은 아베 신조 총리가 강력한 부양 의지를 보이고 있어 엔화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트만은 “달러화가 엔화 뿐 아니라 글로벌 주요 통화에 대해 전반적인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에 대해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얘기다.
소시에떼 제네랄 역시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달러화의 본격적인 상승은 이제 시작일 뿐이며, 리스크에 대한 시장 심리가 아니라 성장에 근거를 둔 강세라고 진단했다.
또 연방준비제도(Fed)가 제로금리를 장기화하더라도 달러화의 기축통화 입지와 강세 흐름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엔화 향방과 관련, BNP 파리바의 바실리 세레브리아코프 전략가는 “일본의 매크로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부터 지켜볼 것은 일본은행(BOJ)이 실제로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추진하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