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속 그룹 안팎 우려 고조
[뉴스핌=강필성 기자] 한화그룹의 올해 경영전략이 실종상태다. 1분기의 절반이 넘어간 3월에 접어들었음에도 아직까지 올해 투자계획은 고사하고 정기인사 조차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 급박하게 변하는 경기침체 위기 속에서 한화그룹 안팎의 우려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화그룹 사옥. |
그나마 대학교 졸업 시기에 맞춰 각 계열사의 채용은 진행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상반기 채용 목표 3000명 규모만 확정됐을 뿐 하반기 채용 규모는 현재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요컨대 계열사별로 각 시장상황과 전략에 대응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큰 그림은 착기 힘든 상황이다.
이같은 한화그룹의 상황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부재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지난해 8월 1심에서 계열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 등으로 법정구속된 이후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심지어 지난 1월에는 구속집행정지를 받을 정도로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된 사애다.
때문에 한화그룹 내부에서는 최금암 한화 경영기획실장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지만 오너의 승인이 없는 중장기 전략 설정에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다는 관측이다.
사실 한화그룹의 상황은 좀처럼 녹록하지 않다.
한화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하는 태양광 산업의 경우 실적악화로 적자폭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화케미칼의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52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에 비해 98.39% 줄어들었다. 특히 태양광 부문은 지난해 4분기 1491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급격하게 악화되는 중이다.
한화그룹에서 야심차게 추진해온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 역시 당장에는 차질이 없지만 추가 수주를 통해 보험, 정유, 생명보험 등의 추가 계열사 진출하려던 계획은 여전히 현지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경영환경은 지난해 못지않게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위기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르게 변하는 대외환경에 맞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리더십과 전략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이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게 나온다.
한화그룹은 상대적으로 김 회장의 리더십과 그의 글로벌 인맥에 의한 사업 진행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 중 하나다. 결국 김 회장의 부재 속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할 상황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이 판단의 가장 중요한 잣대는 바로 김 회장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다음달 1일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고, 다음달중 판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재계서열 9위, 자산규모 34조2630억원의 한화그룹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될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