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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섭의 세상은 지금] 일자리 정책 패러다임 변해야②

기사입력 : 2013년03월06일 09:56

최종수정 : 2013년03월07일 14:08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일자리 문제는 경제침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국내외 경제구조 변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이다.

그렇다면, 구조적 문제로서의 일자리 문제를 우리는 어떠한 원칙과 방향에서 접근하고 정책을 입안·실행해야 할 것인가? 필자는 여기서 일자리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다음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일자리 문제를 경제정책의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최근 발표된 대다수 정책들을 보면 수출이 잘돼 경기가 부양되면 일자리가 늘어나 실업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수출·성장·고용의 선순환을 암묵적으로 가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가정은 노동 집약적 산업 중심의 70-80년대 고도성장기에는 옳았으나 노동생략적인 첨단기술 산업 중심으로 재편된 우리 경제의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다.

즉 노동 탄성치가 낮은 첨단 산업의 수출이 아무리 잘 된다 한들 일자리 창출은 극히 제한적인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 될 것이란 점이다. 중소제조업 지원을 통한 시도 역시 중소제조업이 청년층의 기대에 부응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점에서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결국 우리는 기존의 성장우선 정책으로 일자리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경제정책의 기조를 고용 친화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일자리 문제를 경제정책의 최상위 목표로 설정해 정부 부처별로 제각기 이루어지고 있는 기존 프로그램들의 적절성을 검토하고 상위 목표와의 조율을 꾀하여야 한다. 물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선결조건은 강력한 컨트롤 타워를 둬 장기적이고 총합체계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둘째, 일자리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은 한국경제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고용 친화적 경제구조로 장기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지난 30년간 새로운 일자리의 대다수가 의료, 교육 등 서비스 분야에서 주로 창출되었다는 경험에 비추어 우리도 의료, 교육, 금융, 법률, 컨설팅, 사회서비스  등의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에 대한 과감한 규제 철폐와 투자를 통하여 일자리 창출을 꾀하여야 한다.

이들 지식서비스산업의 개방을 통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 싱가포르는 우리에게 좋은 사례다. 고용비중이 높으나 생산성이 낮은 생업형 도소매업 및 음식 숙박업에 대한 과감한 규제 완화와 투자 또한 고용안정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중요한 분야이다.  
  
셋째, 과감한 투자를 통한 효과적인 평생교육취업체계를 구축하고 대학 구조조정을 시행해야 한다. 일자리는 산업구조 변화 및 경기의 부침에 따라 명멸하고, 이러한 일자리의 명멸은 최근 산업구조 변화와 기술진보와 함께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 결과 노동시장에서의 3종 미스매치 (수요와 공급, 업종간, 지역간)는 더욱 심화되었고 구직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미스매치와 구직 대기기간을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직업 교육과 직업 재훈련 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개편하여 노동시장의 진출입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프랑스처럼 기존 취업자에게 일정의 직업교육권리를 보장해 직업의 이동성을 높이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여야 한다. 또한 고급 지식기술 인력의 수요는 제한적으로 증가되고 있는 반면, 단순 화이트칼라 등 중간급 숙련인력에 대한 수요가 아웃소싱 등으로 급감하고 있는 추세에 비추어 대학 정원 및 커리큘럼 등에 대한 대폭적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이제 우리는 저성장시대의 접어든 한국경제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일자리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 물론 앞에서 제시한 바처럼 서비스업을 고부가가치 산업화 하는등 새로운 성장 산업을 개발하면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난관이 있어 단기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단기적으로 어떻게 고학력 청년층이 기대하는 일자리를 늘릴 수 있을까? 불행하게도 답은 제한된 일자리를 노사정 연대로 통하여 나누거나, 창업을 지원하고, 해외 취업을 장려하는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의 노동시장 구조는  대기업 등 양질의 일자리에서 소수의 선택받은 노동자가 세계에서 가장 긴 근무를 하는 구조이다. 이러한 노동구조는  청년층의 진입을 방해하고 기존 취업자가 직업교육 등의 자기계발을 통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준비할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들 선택받은 취업자의 근로시간을 단축하여 자기 계발의 기회를 주고, 청년층에게는 빈자리를 나누어 주는 일자리 나누기 정책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청년층에 대한 창업과  해외 글로벌 기업 취업에 과감한 제도적 물질적 지원이 필요하다.

네덜란드 등의 사례에서처럼 대학과의 연계를 통하여 청년층의 성장형 기술창업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한다.  세계기업가정신모니터 (Global Entrepreneurship Monitor)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의 혁신형 경제 26개국 중 최근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이태리, 그리스를 제외하고 한국의 창업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이 제일 높다.

이를 감안하여 창업실패 리스크를 사회가 부담하여 재창업에 의한 패자부활이 가능하도록 해야한다. 또한 청년층들이 글로벌 노동시장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글로벌 기업들이 병역의무가 있는 한국의 우수한 청년층의 고용을 기피하는 사정을 참작하여 병역제도의 신축적 운영을 검토해야 한다. 
 
다섯째, 양질의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취약 계층을 위한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취약 계층에게 좋은 조건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취약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준다는 점을 넘어 시혜적 복지의 문제인 과도한 사회부담을 따른 문제를 극복하고 사회통합을 제고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특히 취약계층의 주요 소득원인 저임금 일자리는 빈곤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다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일자리의 보장이 최선의 복지라는 관점에서 복지정책을 실시해 시혜적 복지에 따른 문제와 취약 계층의 빈곤층 추락을 해결토록 해야 한다.

이런 시각에서 저임금 일자리가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에게 지나치게 잠식하지 않도록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을 점차 줄이고, 작업 환경개선을 위한 대폭적인 투자를 통하여 내국인 노동자가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취약계층의 최저 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유명무실한 최저임금제가 효과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본 글의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로서 아시아개발은행 (ADB)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나성섭 아시아개발은행(ADB) 남아시아 인간 사회개발 디렉터 프로필

고려대학교를 거쳐 1993년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이후 일본 국제기독교대학과 고려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지금은 국제경제기구인 ADB의 남아시아 인간개발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의 경제, 인프라, 교육, 보건 등 폭 넓은 분야에 대한 정책 및 투자계획 입안 및 실행에 직접 참여한 생생한 현장 정책 경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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