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인재 투입해 삼성-애플 양강 구도에 도전
[뉴스핌=주명호 기자] 일본 소니가 스마트폰 시장에 전면적으로 뛰어들었다. 2월 출시된 새 스마트폰 '엑스페리아Z'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 흑자전환을 꾀하고 있다.
자체 개발 스마트폰 엑스페리아Z가 호평을 받으면서 아직까지 분위기는 소니의 바람대로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이미 삼성전자와 애플의 굳건한 2강 체제 하에 나머지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니가 충분한 점유율을 차지하기에는 넘어야할 산이 많아 보인다.
지난 1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니가 스마트폰 개발에 각 부서별 최고의 인재들을 투입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올해 2월 출시된 엑스페리아Z 또한 다양한 부서의 전문 인재들의 협력을 통해 탄생한 결과물이다. 디지털카메라 장치는 ‘사이버샷’ 기술팀이, 화상처리 엔진은 '브라비아TV'팀이 참여했고, 기존 소니 제품들을 디자인한 최고 수준의 산업디자인팀을 디자인 개발에 투입시켰다.
그 덕분에 엑스페리아Z는 현재까지 호평 속에서 순탄한 매출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9일 일본에서 처음 선보인데 이어 20일 프랑스, 이달 1일 영국에 출시된 엑스페리아Z의 일본내 수요와 유럽 선주문량이 예상치를 넘어섰다고 소니는 밝혔다.
소니가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사업 방향을 선회한 것은 기존 전자제품 수요의 감소로 몇 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니가 지난 4년간 기록한 순손실은 8560억 엔(약 10조원)에 달한다. 분기별로는 8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나갔다.
전자제품 수요는 하락세를 거듭해왔다. 3월 회계연도 매출실적에서 비디오 캠코더는 9%, 디지털 콤팩트 카메라는 29%, TV도 31% 감소했다. 이에 비해 스마트폰 매출은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즈키 쿠니마사 소니 모바일사업본부 사장은 “소비가전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스마트폰이 유일하다. 우리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공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최근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시장도 동일한 예측을 내놓고 있다. 모바일기술 조사업체 CCS인사이트의 숀 콜린스 CEO는 “소니가 스마트폰 사업의 중요성을 깨달은 이상, 스마트폰은 소니의 가장 주요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니는 스마트폰 사업의 흑자전환을 통해 장기적으로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를 무너뜨리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는 소니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뿐만 아니라 디지털 카메라, 뮤직 플레이어, 포터블 게임기 등 스마트폰으로 인해 타격을 받았던 소니의 기존 사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소니의 이런 전략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삼성과 애플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한 이동통신사들이 다른 제조업체들을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일본 도코모의 경우 아이폰의 경쟁상대로 엑스페리아Z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시장을 장악한 삼성과 애플의 견고한 벽은 쉽게 뚫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4분기 소니의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4.5%로 삼성, 애플, 화웨이에 이어 4위를 기록했지만 순위가 주는 의미는 크지 않다. 삼성과 애플 양사의 합계 점유율이 52%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3위 자리 또한 리서치인모션(RIM), 노키아, HTC, 화웨이, LG전자, ZTE 등이 이미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선전하고 있는 엑스페리아Z 또한 이달 출시를 앞둔 삼성의 갤럭시S4 최신형 제품과 올해 내 선보일 예정인 애플의 새 아이폰5 제품이 등장할 경우 기술력의 이점을 오래 가져가지 못할 것이라고 WSJ는 분석하고 있다.
아이폰5와 갤럭시S3보다 넓은 5인치 화면을 지닌 엑스페리아Z는 애플과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보다 해상도가 높은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다. 여기에 방수기능, 방진기능까지 갖추고 있으며 기기 가격은 통신사 약정을 제외하고 500~600달러 수준에 판매된다.
엑스페리아Z는 올해 봄까지 전 세계 60여 개국에 출시될 계획이다.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소니의 최신 스마트폰 엑스페리아(Xperia)Z <출처 : Sony> |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