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기석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끌어갈 경제수석비서관에 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을 내정했다.
박근혜 당선인이 조원동 조세연구원장을 경제수석으로 내정한 것은 재정전문가를 등용해 복지공약을 달성하겠다는 것으로 파악된다.
핵심 측근인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한 것과 함께 박근혜 당선인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당선인은 <100% 국민행복시대>를 성취하겠다는 국정 목표를 갖고 있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 복지확대와 미래성장 동력을 확충하겠다는 공약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위기의 파고가 여전하고 한국경제가 3% 안팎의 저성장 기조로 빠져든 상황에서 복지 재원 확충과 선택적 배분을 위해 재정개혁과 재정건전성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긴급한 상황이다.
경제 및 복지정책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를 통해서는 거시경제 안정과 복지확충 정책을 실현해 나가는 한편 조원동 경제수석 내정자한테는 중기 국가재정과 재정개혁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첫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조원동 경제수석 내정자, 재정준칙 도입 등 재정개혁이 핵심 과제
조원동 경제수석 내정자는 지난 2011년 한국조세연구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국가 재정운용을 위해 재정준칙의 도입과 세출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해 왔다. 선거 공약에 대한 재정보고서 채택 등도 강조해 왔다.
조원동 경제수석 내정자는 지난 2012년 4.11 총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복지 공약과 재원 마련에 대해 논란을 거듭할 때 “10조원 규모는 세출조정을 통해서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박근혜 당선인은 복지 등 자신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세금을 더 걷는 ‘증세’(增稅)보다는 비과세 감면 등의 세출조정이나 자원재분배 등을 제시한 바 있다.
박 당선인은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복지공약을 다 실천할 수 없다는 논란에 대해 복지공약에 대한 수정 없이 원안대로 실천해 국민들과 한 약속을 지켜내겠다는 뜻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
조원동 내정자 역시 당장의 증세보다는 비과세 감면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자는 주장을 펴 왔다. 박근혜 당선인과 복지재원 마련에 대한 시각을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박근혜 당선인의 복지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135조원이라는 엄청난 재원이 들어가고 매년 27조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여전히 핵심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조 내정자는 10조원이 넘는 재원이 필요할 경우에는 증세가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증세를 위해서는 시기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만약 증세를 하더라도 실물경제 상황을 고려해야하는데 현재와 같은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곤란하다는 판단이다.
조 내정자는 지난해 9월 기획재정부 출입기자단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10조원 이상의 돈이 들어가게 된다면 증세가 필요하다”면서도 “그렇지만 지금이 증세 타이임인지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물경기가 이렇게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증세는 곤란하다”며 “일단 지출을 줄이고 증세가 필요하면 증세와 함께 국민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이 10조원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향후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세출구조조정과 총량적 재정규율 강화 등 재정규율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 내정자는 “재정은 경기조절능력이 있기 때문에 재정은 경기사이클에 맞출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만 재정통제장치가 필요하고 이는 재정준칙을 도입해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세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 정부도 지난 2008년 이래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급속히 증가한 국가채무비율을 낮추기 위해 재정준칙(Fiscal Rule)을 도입한 바 있다.
지난 2010년 <2010~201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균형재정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예산편성과정에서 매년 지출증가율을 수입증가율의 2~3%포인트 낮게 유지하는 재정준칙을 도입했고, 이를 통해 국가채무비율을 33% 수준까지 낮추는 성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조세연구원의 박형수 연구기획본부장은 “재정준칙을 중심으로 총량적 재정규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세출구조조정 및 세입확충을 통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본부장은 “기존의 재정준칙은 2013년 회계연도 예산까지 적용되면 시한이 종료된다”며 “새 정부가 출범하는 올해 중에 재정수지를 중기에 걸쳐 균형 또는 소폭 흑자로 유지하는 새로운 재정준칙을 도입해 내년 예산편성 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