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40억달러 규모의 델 차입매수(LBO)와 230억달러의 버진 미디어 인수를 필두로 대어급 기업 인수합병(M&A)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는 최근 두 건의 딜이 성사된 데 따라 대기중인 대형 M&A가 속도를 내고 있으며, 2분기 M&A 시장의 열기가 본격 상승할 것으로 입을 모았다.
베어드의 크리스 하네드 M&A 헤드는 “기업과 금융권의 M&A 물밑작업이 한창”이라며 “이르면 오는 3월 또는 4~5월 사이 움직임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M&A 시장이 강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델의 LBO 규모를 웃도는 대어급 M&A가 추가로 등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힘들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맥이 끊어졌던 200억달러 이상 M&A가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였지만 재정절벽 리스크와 유로존 부채위기 및 국채 버블 우려 등이 기업 투자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관련 리스크 요인이 한층 완화된 데다 기업의 현금자산 규모가 늘어나면서 M&A 움직임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자들의 압박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최근 그린라이트 캐피탈의 데이비드 아인혼이 애플에 1370억달러의 현금 자산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배당 인상과 M&A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기관을 중심으로 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커크랜드 앤 엘리스의 사르키스 제베얀 M&A 파트너는 “아인혼과 같은 행동주의 투자가들이 인내심을 상실하고 있다”며 “천문학적인 규모의 현금 자산을 미래 성장을 위해 적극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M&A 움직임이 가시화될 경우 통상 주가가 상승세를 탄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요구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금융시스템의 값싼 유동성이 풍부한 한편 금리 상승에 무게가 실리는 최근 상황도 M&A를 재촉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지난해 미국 M&A는 9820억달러를 기록, 2007년 고점에 비해 35%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는 올해 M&A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