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부터 아제르바이잔까지 글로벌 국부펀드가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등극했다. 지난해에 이어 적극적인 매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데 따라 부동산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7일(현지시간) 국부펀드 리서치 업체인 소버린 인베스트먼트 랩에 따르면 국부펀드는 지난해 100억달러에 이르는 부동산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올해도 다른 자산보다 부동산 매입에 무게를 둘 예정이다.
지난해 국부펀드의 부동산 매입은 전년 130억달러에 못 미쳤지만 연간 신규 투자 총액의 21%를 차지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요 국부펀드는 올해 부동산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퍼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앤드류 로자노프 국부펀드 헤드는 “채권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은 데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부동산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국부펀드의 부동산 투자는 투자 수익률 제고나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헤지 목적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UBS의 리즈 트로니 부동산 전략가는 “미국과 유럽에 이어 중국과 일본까지 전례 없는 팽창적 통화정책에 나선 데 따라 부동산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며 “국부펀드는 부동산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평균 1.79%를 기록한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올해 말 2.25%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5년간 평균치인 2.9%를 밑도는 수치다. 뿐만 아니라 뉴욕과 런던 중심가의 오피스 건물 수익률인 4.6%와 4.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익률이다.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의 패트릭 톰슨 국부펀드 헤드는 앞으로 1~2년 사이 국부펀드의 유럽 지역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가 19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국부펀드의 유럽 지역 부동산 투자 규모는 3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부펀드의 부동산 투자는 뉴욕과 유럽의 대도시 상업 지역에 집중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미국 부동산 시장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고, 싱가포르 국부펀드 역시 미국과 유럽의 부동산 자산 매입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 중국 CIC와 아제르바이잔의 국부펀드는 런던의 노른자위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