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제 강화, 의도치 않게 은행대형화 귀결
[뉴스핌=우동환 기자] 다보스 포럼에 모인 전 세계 은행권 고위임원들이 최근 살아나고 있는 실적을 배경으로 금융위기와 같은 과거의 오명을 덮으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밑바닥을 헤매고 있지만 은행권은 과거 빈사 상태까지 몰렸던 상황은 이제 끝났다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글로벌 PR 컨설팅사 에델만이 발표한 2013년 신뢰도 지표조사 결과 응답자의 50%가 금융권을 신뢰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26개 국가를 대상으로 동일 항목을 조사한 결과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된 결과이지만 여전히 신뢰도는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첨단기술 업체들에 대한 신뢰도는 77%에 이르러 금융권과 확연히 비교된다.
실제로 최근 금융권은 리보 조작 및 자금 세탁, 고액 보너스 등 잇단 스캔들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실적 개선으로 주주들의 배당금은 늘어가고 있지만 금융권에 대한 공공의 불신을 해소하려면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보스에 모인 금융권 인사 중 일부는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기본적인 은행의 사업 모델은 붕괴되지 않았다"면서 "위기 이전 과도했던 사업 부분은 이미 정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문제는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많은 일을 너무 빠르게 추진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이먼 CEO는 "지금까지 금융권은 지나친 혹평에 시달려왔다"면서 대부분 오해에서 불거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은행권이 기존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 총재였던 악셀 베버 현 UBS 회장은 현재 은행권에서는 사업 모델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업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업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은행의 이익 추구는 그 다음 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자기자본 및 유동성 규제 강화가 의도하지 않게 금융업계의 통합으로 귀결되면서 오히려 더 큰 규모의 금융회사를 탄생시키는 업계 통합으로 귀결되면서 다보스포럼 주변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