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본은행(BOJ)이 이틀간의 통화정책회의를 연 가운데 달러화 대비 2010년 6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엔화가 반등했다.
이번 회의에서 BOJ는 인플레이션 목표 수준을 1%에서 2%로 상향 조정하고, 경기부양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현지시간)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런던 시각 오후 5시 현재 달러/엔은 0.4% 하락한 89.75엔을 나타냈다. 장중 환율은 90.25달러까지 올랐으나 상승폭이 축소됐다.
유로/엔 역시 0.4% 내린 119.51엔을 기록,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상승했다. 유로/달러는 1.3314달러로 보합을 나타냈고, 달러 인덱스도 80.04로 보합에 거래됐다.
외환시장 트레이더들 사이에 엔화에 대한 하락 베팅이 진정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엔화 반등에 힘을 실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기거래자들의 순매도 포지션은 지난 15일 기준 한 주 동안 6만5727건으로 지난해 11월20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마리 아키라 경제상이 “엔화 평가절하가 지나치게 큰 폭으로 이뤄질 경우 제동을 걸어야 마땅하다”라고 밝히면서 하락 베팅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BOJ의 회의 결과에 시장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HSBC의 드라흐 마허 외환 전략가는 “회의 결과가 시장의 예상과 일치할 것인지 장담하기는 어렵다”며 “회의를 앞두고 엔화가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결과를 지켜보자는 움직임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IG 마켓의 스탠 샤무 전략가는 “현 수준에서 달러/엔이나 그밖에 엔화 관련 환율에 상승 베팅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BOJ 정책에 대한 시장의 예측이 이미 충분히 반영된 상태”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시장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오는 3월말 달러/엔이 87엔으로 하락하는 한편 유로/엔이 114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3개월간 엔화는 13% 급락해 글로벌 주요 10개 통화 가운데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유로화 약세 흐름과 관련, 독일 선거 결과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방 선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자민당 연정이 사민당-녹색당 연합에 패배한 것은 메르켈에 대한 경고라는 얘기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애더 마이어스 외환 전략가는 “유럽의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독일 선거 결과, 여기에 키푸로스의 부채 문제가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유로화 하락에 힘을 실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스위스 프랑화가 유로화에 대해 0.2% 상승했고, 스웨덴 크로나화가 유로화와 달러화에 대해 각각 0.2% 하락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마틴 루터 킹 데이로 휴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