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골프장업계가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기존 골프장은 입장객 감소와 입회금 반환으로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는 상황이다.
신설골프장은 공사 중단 등으로 회생불능 상태로 빠지고 있다. 골프장 건설업체는 공사비를 받지 못하자 울며 겨자 먹기로 해당 골프장을 인수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골프장은 늘어나고 있다. 기현상이다. 올해 개장 예정인 골프장은 퍼블릭 21개소 등 모두 29개소에 이른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발표한 '2013년 개장 골프장수 전망(잠정)' 자료에 따르면 회원제 7곳, 퍼블릭 21곳, 군 1곳 등 29개 골프장이 새로 영업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영남권이 10곳으로 가장 많다. 수도권 9곳, 강원권 6곳, 호남권 4곳 순이다.
올 해 개장할 골프장을 포함하면 국내 운영 중인 골프장 수는 500여곳으로 늘어난다. 지난 해 말 운영 중인 골프장은 472곳이었다.
국내 적정 골프장 수는 450곳으로 보고 있다. 신설골프장의 개장이 가득이나 어려운 골프장업계에 ‘태풍의 핵’으로 등장한 것이다.
골프장 컨설팅업체인 KS레저 김기세 대표는 “골프장 공급과잉이 골프장 부도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칫 골프장 공멸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골프장업계가 이미 생사의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골프장업계의 변화를 촉구했다.
레저시대 홍태호 대표도 “회원제 골프장이 어정쩡한 운영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회원제 골프장이다 보니 비회원을 마음대로 받기도 그렇고 회원위주로 운영하면 수익성이 더 악화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황이 너무 꼬여 한국골프장경영협회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여기에 대중골프장협회까지 생겨 골프장업계가 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의 개별소비세 감면을 놓고 골프장경영협회와 대중골프장협회가 대립하기도 했다.
골프장업계가 공통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나 각 골프장의 입장이 달라 해결책을 찾기도 쉽지 않다. 회원제와 대중골프장이 다르고 골프장 접근성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또한 골프장의 이미지 앞에서 해결책은 휴지조각이 되기 일쑤다. 당장 죽을 판인데 인근 골프장보다 그린피 할인을 못한다. 골프장 이미지는 바로 골프장 오너의 이미지와 동일시 돼 운영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골프장 오너는 “내가 얼마를 들여 만든 골프장인데”하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골프장업계가 모든 것을 내던질 정도로 변하지 않는 한 공멸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