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보도.. 빅3, 전기자전거나 카 셰어링 서비스 등에 주목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미국 대형 자동차 업체들이 `자동차 외의 대안` 궁리에 한창이다. 자신들의 정체성 그 자체인 자동차 외의 것을 통해 살아갈 방도를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다.
불황 때문에 자동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이나 아예 소유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심지어 젊은이들이 운전면허 따는 것을 미루고 있는가 하면 아예 차를 몰고 다니지 않아도 출퇴근이 가능한 도시 중심부로 이사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추세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자동차 빅3가 이 때문에 전기 자전거(e-bike)와 전기 버스 생산이나 차를 빌려주는 서비스 등의 대안 모색에 한창이라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업체는 특히 자동차를 사지 않고 가끔만 이용하려는 도시 직장인들을 위해 지역별 카 셰어링(car sharing) 서비스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포드에서 미래 전략을 짜고 있는 셰릴 코넬리는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미국에서 운전면허를 딸 수 있는 만 16세에서 면허를 소지하고 있는 비율이 2008년 30%까지 떨어져 30년만에 가장 낮아지면서 이러한 변화가 미칠 영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를테면 런던처럼 통근자들이 자동차 대신 열차를 이용하는 추세로 바뀔 수도 있고, 차를 갖고 있는 것보다 빌리는 것이 더 적절하게 될 수 있다는 것.
그는 "이동수단의 미래는 (차에만 집착하지 않고)1개 이상의 수송 수단을 이용하는 것(multi-modal)으로 가게 될 수 있으며, 이는 목적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뉴욕시에서도 부촌으로 유명한 윌리엄스버그에선 점차 차를 소유하지 않고 자전거로 이동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포틀랜드, 오레곤시 등도 시민들에게 자전거 사용을 독려해 성공을 거뒀다.
포드는 카 셰어링 서비스 업체 집카(Zipcar)에 자동차를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대학가 지역에서 포드 자동차를 빌려 쓸 수 있도록 하면 결국 이들이 취업 후 차를 사게 되면 포드를 고르게 되지 않겠느냐는 복안이다. 포드는 또 휴대폰과 같은 이동기기와 자동차를 통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GM에서 도시 수송부문장을 맡고 있는 피터 코삭은 "전 세계 도시화가 늘어나게 되면서 대도시에서 도심지역이라는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는 점에 자동차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재 전기 버스 생산업체 프로테라에 투자한 것이 GM의 이런 고민을 반영한다. 이 회사는 전기 자전거를 생산, 판매, 공유하는 시스템 개발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 자전거 사용은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크라이슬러의 조안 헥 이사도 "자동차 업체들이 지방정부나 기업들과 함께 운송 수단을 놓고 고민중"이라면서 "개방형 소유(open ownership)와 관련된 사업 모델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것 같고, 특히 도시에선 이런 것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헥 이사는 그러나 장기적으로 코펜하겐처럼 도시 내 자전거 이동이 40%를 넘을 정도로 보편화되려면 수십년이 소요될 것이며, 새로운 GPS 시스템 개발 등으로 도심 내 교통혼잡을 피할 방법이 발달되면 그래도 사람들이 자동차를 몰지 않겠느냐는 견해를 피력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