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대학교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온 세상이 모두 탁하다는 뜻의 ‘거세개탁(擧世皆濁)’을 뽑았다.
교수신문은 ‘2012년 올해의 사자성어’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거세개탁’이 626명의 교수 중 176명(28.1%)의 선택을 받아 1위에 꼽혔다고 23일 밝혔다.
'거세개탁‘은 온 세상이 모두 탁해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바르지 않아 홀로 깨어 있기 힘들다는 뜻이다. 초나라의 충신 굴원(屈原)이 지은 어부사(漁父辭)에 실린 고사성어다.
굴원이 모함으로 벼슬에서 쫓겨나 강가를 거닐며 초췌한 모습으로 시를 읊고 있는데 고기잡이 영감이 그를 알아보고 어찌해 그 꼴이 됐느냐고 물었다. 이에 굴원은 “온 세상이 흐린데 나만 홀로 맑고, 뭇 사람이 다 취해 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어서 쫓겨났다”고 답했다.
올해의 사자성어로 ‘거세개탁’이 뽑힌 데 대해 교수신문은 “혼탁한 한국 사회에서 위정자와 지식인의 자성을 요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거세개탁’에 이어 “나라를 다스리는 권력은 백성에게 있다”는 뜻의 ‘대권재민(大權在民)’이 26%(163명)의 지지를 얻어 올해의 사자성어 2위에 올랐다.
“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는 뜻의 ‘무신불립(無信不立)’은 23.4%(147명)가 선택해 올해의 사자성어 3위를 차지했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각 분야 교수 40명에게서 사자성어 28개를 추천받은 뒤 교수신문 필진과 명예교수 30명이 성어 5개를 추려내 설문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나쁜 일을 하고 비난을 듣기 싫어 귀를 막지만 소용없다는 뜻의 '엄이도종'(掩耳盜鐘)이, 2010년에는 진실을 숨겨두려 했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는 뜻의 '장두노미'(藏頭露尾)가 각각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다.
한편, ‘올해의 인물’은 66.1%의 압도적인 지지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선정됐다.
이 외에 ‘강남스타일’ 돌풍을 일으킨 가수 싸이(박재상)는 10% 지지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7.2%)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5%)이 뒤를 이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