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미국과 중국 사이의 회계감사를 둘러싼 분쟁이 격화되면서,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대거 빠져나갈 위험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이 현지 회계 전문가로부터 제기됐다.
지난 4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5개 주요 회계업체의 중국 법인을 미국 법원에 제소하는 등 중국 기업들의 미국 상장 여건이 매우 적대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이 시장을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WSJ 온라인 자매지인 마켓워치(MarektWatch)는 5일 홍콩발 기사에서, 베이징대 회계학 교수 폴 질리스(Paul Gillis)가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이 빠져나갈 위험이 80%는 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질리스 교수는 6월까지만 해도 이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20%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미국과 중국 규제당국이 쟁점을 놓고 어떤 식으로든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쟁점을 미루어 놓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SEC의 중국 현지 회계법인에 대한 제소는 양국간 외교적 해결 시도가 실패한 신호로 보고, 중국 기업들의 뉴욕 증시 엑소더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질리스 교수는 지난주 미국과 중국 당국자들이 회동한 것이 마지막 화해의 기회였을 것이라면서, 서로 의견이 갈라선 이상 더이상 교섭은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앞서 SEC는 언스트앤드영(E&Y),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딜로이트, KPMG 등 4대 회계법인과 BDO란 또다른 회계법인의 중국 법인을 감사보고서 제출을 거부하는 등 미국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제소했다.
특히 미국 증시에 상장된 외국계 기업이 미국 공개기업 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등록된 회계법인을 이용해야 한다는 사베인-옥슬리 법을 위반했다고 SEC는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은 2009년부터 현지 회계법인이 해외 규제당국에 감사보고서를 공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 같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국가기밀에 관련된 국내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