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미 대선 결과, 큰 변수 되지 않을 것"
[뉴스핌=이영태·정탁윤·노희준·함지현 기자]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현지시간 6일)가 5일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 대선이 44일 남은 한국 대선과 향후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캠프도 각각 미 대선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 결과에 따른 대외정책 준비에 분주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후보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시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보카레이턴 린 대학에서 열린 대선 3차 TV 토론회에서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보카레이턴=AP/뉴시스] |
이정현 공보단장은 5일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미 대선이 한국 대선에 미칠 영향을 묻자 "새누리당도 그렇고 민주당의 공약이 과거처럼 크게 '좌'쪽으로 갔다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누가 되든 우리 대선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공보단장은 그러나 누가 당선되는 것이 새누리당에 유리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대답하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 진성준 대변인도 "미 대선 결과가 한국 대선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누가 되길 희망하느냐는 질문엔 "외교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누구를 지지한다 거나 하는 건 말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진 대변인은 미국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한국에서도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다면 대북문제 등을 풀어가기가 좀 더 수월해지지 않겠느냐고 묻자 "조금 더 북한 핵문제가 전향적으로 해결될 지 모르겠지만 이는 조금 다른 문제로 본다"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그런 의도를 가졌다고 하면 이명박 정권이 저렇게 강경일변도로 대북정책하는 거 견제할 수 있었을 텐데 전혀 아니었다. 그래서 정권에 따라 바뀌는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권이든 미국 국익에 맞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캠프 정연순 대변인은 미 대선이 한국 대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어느 쪽이 될지는 모르지만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는 것이 국내 대선 전에 이뤄지는 것이고 중국의 권력구조 변동도 있으니까 면밀히 준비해야 한다"면서 "한미공조쪽에서 흔들리지 않는 기조, 두 후보에 대해 어느 쪽이든 우선적으로 우리가 추진해야 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체제 안정이기 때문에 어느 대통령이 되든 그런 기조를 펴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 역시 누가 대통령이 되길 바라는가라는 질문에는 "어느 후보를 선호하는 것을 코멘트하기는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유력 대선후보 캠프 3곳이 모두 한 목소리로 미 대선이 한국 대선이나 한미동맹 관계에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셈이다.
◆ 캠벨 "미 대북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특성은 한미공조"
이는 미 행정부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방한해 여야 유력 대선후보 캠프의 참모들을 만나고 돌아간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1일 "최근 한국에 가서 모든 대선 후보 캠프의 참모들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며 "한국의 모든 대통령 후보 진영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혀다.
캠벨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DC 조지타운대에서 전·현직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아시아 정책 좌담회'에 참석해 "각 캠프에서는 한결같이 미국과의 강력한 관계가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었다"며 이는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의 대북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특성은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중국과도 필요한 부분에서 협력하고 있고, 일본과도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북 정책에 관해서는 단순히 미국이 이끌고 나머지 국가들이 뒤따르는 게 아니라 함께 노력해서 최상의 정책을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는 조지 솔로몬·윈스턴 로드·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 등도 참석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방한해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대담을 가진 힐 전 차관보도 "이번 미국 대선은 역대 대선 중 가장 박빙의 결과가 예상된다"면서도 "현재 한미관계는 매우 공고하고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향후 미중관계에서 갈등이 증폭되거나 북핵문제 해법을 둘러싼 한국과 미국 정부의 입장이 포용과 대결 등으로 엇갈릴 경우 차기 한국 정부와 신임 대통령은 선택을 강요받는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대선결과에 따른 한미공조 방안 등에 대해 한국 대선후보들의 면밀한 준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정탁윤·노희준·함지현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