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동북부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는 예상보다 깊은 상처를 남겼다.
하늘이 갈라지는 듯한 천둥소리 한 번 내지 않은 허리케인은 고요한 가운데 해안 뿐 아니라 도심까지 건물과 차량, 인프라 시설을 초토화시켰다.
특히 전기와 통신이 두절된 지역 주민들은 추위와 배고픔에 고통을 호소하는 등 전시 상황을 방불케 했다.
◆ 수십년 삶의 터전 한 순간에 날려
뉴욕주 맨해튼 북부 브롱스의 해안에 자리잡은 씨푸드 레스토랑이 건물 구조물만 앙상하게 남은 채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무너져 내렸다. 허리케인 샌디가 동반한 강풍과 파도는 30년 넘게 일군 비즈니스를 한 순간에 앗아갔다.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이처럼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초토화된 중소형 비즈니스가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을 상징하는 옐로캡이 수백대 주차된 채 물에 잠기는가 하면 관광객으로 붐비는 해변과 강변의 요트 수십대가 뒤집혀 아수라장을 연출하는 등 이번 허리케인의 파장은 업종의 경계를 찾기 어려웠다.
◆ 뿌리 뽑힌 나무에 승용차 두동강..곳곳 ‘아찔’
뉴욕 퀸즈의 롱아일랜드에서는 주택가에 주차된 승용차가 종이처럼 구겨졌다. 주위 거목이 뿌리 채 뽑혀 쓰러지면서 승용차의 지붕을 덮친 탓이다.
맨해튼 쇼핑가의 한 의류 매장은 바닥이 온통 깨진 유리 조각으로 뒤덮였다. 어딘가에서 강풍에 날려 온 물체와 부러진 나뭇가지가 매장의 유리를 내려친 탓이다.
뉴저지의 저지대와 해안 지역은 허리케인이 불어닥친 첫날부터 일찌감치 침수됐다. 고공행진한 거대 파도보다 낮은 포복으로 깊숙이 밀려들어온 파도가 더 큰 피해를 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허리케인이 강타하기 전 미리 대피했던 일대 주민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을 뿐이다.
뉴욕의 한 대형 건물은 한 쪽 외벽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센트럴 파크 근처의 고층 건물에 대형 크레인이 구부러진 채 곧 떨어질 듯 간신히 매달려 주변 출입이 금지되는 등 곳곳에서 아찔한 장면들이 연출됐다.
◆ 휴대폰-전력-지하철 끊어지고 화재까지
허리케인이 지나간 31일(현지시간)까지도 맨해튼 42가 이하 남부 지역의 지하철은 여전히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침수로 인한 피해가 복구되지 않은 탓이다. 침수된 지하철에는 기름 냄새가 역하게 주변을 뒤덮었다.
통신과 전기, TV 방송이 끊어진 지역도 상당수에 이른다. 이번 허리케인으로 인해 25%에 이르는 이동통신 기지국이 피해를 입은 결과다. 이 때문에 수백만에 이르는 주민들이 휴대폰 서비스와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한 채 2~3일을 보냈고, 복구까지 길게는 일주일가량 걸릴 전망이다.
강풍으로 인한 화재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퀸즈를 포함한 일부 지역의 마을 전체가 화재로 숯덩이가 되는가 하면 맨해튼에서 거대한 불꽃을 동반한 채 정체 모를 폭발이 발생하기도 했다.
◆ 청소업체 때아닌 호황에 행복한 비명
동북부 지역의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진 허리케인 탓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곳도 없지 않다.
때 아닌 호황을 맞은 곳은 청소 용역 업체와 재해 복구 업체다. 피해 복구 비용이 수백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비스 프로퍼티 등 관련 기업은 곳곳에서 쇄도하는 전화와 서비스 요청을 소화하기 힘들 정도다.
샌디로 인한 건물 및 도로 파손 규모를 정확히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이미 자비스는 최대 300만달러의 매출을 확보한 상태다.
매튜 도허티 뉴저지 벨머 시장은 “이번 허리케인의 피해는 예전에 비해 수천배 더 크다”며 “피해 복구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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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