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비해 방향성 모호…韓銀에 일침
[뉴스핌=배군득 기자] 주요국들은 물가보다 경기를 중시하는 통화정책을 펴고 있지만, 최근 우리나라 통화정책은 과거에 비해 그 방향성이 분명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정책금리 변동성은 여타 주요국들에 비해 과도하게 낮아 통화정책이 신축적이지 못하다”며 “최근 빠른 경기 둔화 속도 및 물가 안정 추세를 감안하면 현재 우리나라 정책금리는 적정 수준에 비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조 책임연구원은 LG경제연구원이 발행하는 31일자 위클리포커스(1221호)에서 ‘한국의 통화정책, 경기 대응 늦다’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 통화정책 문제점을 정면으로 지적하고 나섰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3.3%에서 올해 2분기 2.3%로 낮아졌던 우리나라 성장률이 3분기에는 1.6%에 그쳐, 우려하던 1%대 성장이 현실화됐다. 최근 경기 둔화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 내수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유로존 사태 해결이 지연되면서 수출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고, 도산하는 기업이 늘면서 투자 규모도 축소되고 있다.
원화 절상으로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 경기 하락세를 완화시키고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0월 한국은행은 통화정책 기조를 대변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3%에서 2.75%로 0.25% 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7월 0.25% 포인트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3개월 만이다.
이같은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서 조 책임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결정에 총재 영향이 크다는 점을 들었다.
한국은행 정책금리 변경은 총 7인의 위원으로 구성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5인 이상의 출석 및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에 의해 결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여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에 비해 매우 크다는 점과, 우리나라의 경우 현실적으로 금융통화위원 개개인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성향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현 한은 총재 재임 시기 동안 이뤄진 정책금리 조정에서는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서 물가 변화를 중시했는지, 경기 변화를 중시했는지가 정책금리 조정을 사후적으로 살펴본 결과, 명확하지 않다.
주목할 부분은 최근 정책금리 움직임이다. 한국은행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실물경제 충격에 대응해 2009년에 2% 수준까지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또 2010년 초 이후 금리 준칙이 시사하는 적정 정책금리 수준은 빠르게 높아졌지만, 한국은행은 2010년 7월에 이르러서야 금리 인상에 나섰다.
이후 1년 간에 걸쳐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25% 수준까지 인상됐지만, 테일러룰에 의해 제시되는 적정 금리 수준보다는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결국 큰 폭으로 낮췄던 정책금리 정상화 시기도 늦었고, 그 폭도 충분치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조 책임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적은 상황에서 예상보다도 경기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맞는 보다 적극적이고 신축적인 통화정책 실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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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