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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FX 어디로 ①] 와타나베부인, 지금 '루블화' 사랑

기사입력 : 2012년10월17일 16:40

최종수정 : 2012년10월23일 10:53

전 세계 외환시장 거래가 침잠하고 있지만, 여전히 고수익통화를 찾는 '와타나베 부인'의 발걸음은 바쁘다. 외환시장은 점차 선진국통화의 인기가 줄어들면서 다극화되고 있고,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 머니의 움직임을 반영한다.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 뉴스핌은 파이낸셜타임스 특집의 소개를 통해 최근 주요 외환시장의 추세와 특징을 점검해본다. <편집자 註>

[뉴스핌=우동환 유주영 김사헌 기자] 올해 글로벌 외환 시장은 지난해와 같이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최근 선진국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시장의 관심이 점차 '펀더멘털'로 이동하기를 바라며 투자전략을 조율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지난 15일자 외환 특집 기사를 통해 그 동안 외환 시장의 관심이 유로존 위기에 매몰된 가운데 중앙은행들의 잇단 양적완화와 금리격차가 축소되는 환경에 대응하려는 새로운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최근 상황을 분석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그 동안 유로존 위기로 '리스크 온(Risk-On)' 또는 '리스크 오프(Risk-Off)' 성향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투자자들이 경기 펀더멘탈을 토대로 투자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점차 경제 펀더멘털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고, 또 최근에는 거래가 선진국 주요통화에 집중되던 것이 다른 신흥시장 통화로 분할되면서 새로운 기회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일본 가계의 자금이 어떤 통화로 이동하고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으로 불리는 외환시장의 일본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터키 리라화와 브라질 레알화에 이어 러시아 루블화에 손을 뻗고 있다.

한편, 제로금리와 환율 안정 속에 금리격차를 이용하는 '캐리트레이드' 시장은 정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 와타나베 부인, 러시아 루블화 등 고수익통화 사랑 여전

올 3분기 소매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우리다시' 채권 판매액 중 루블화 표시 해외채권이 터키와 브라질 다음인 3위를 기록했다.

높은 수익률을 찾아 전 세계를 떠도는 일본 가계 예금은 이제 ‘와타나베 부인’의 손을 통해 러시아에 애정 공세를 펼치고 있다. 전 세계 금리 수준과 통화 가치를 비교해 봤을 때 러시아 채권이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올해 우리다시 채권은 터키 리라화 표시 채권이 가장 인기가 있었다. 리라화의 강세 때문이다. 하지만 도쿄 바클레이즈의 외환전략가인 야마모토 마사후미는“러시아 루블화가 최근에 새로운 인기 통화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멕시코 페소가 루블화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한다. 또 키위(뉴질랜드) 달러, 인도네시아 루피화 같은 다른 통화도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중국과 일본의 영토 분쟁 등 외교 마찰에도 불구하고 '런민삐(人民幣, 위안화)'가 견고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다시본드나 뮤추얼펀드, FX 마진거래 그 어디에나 ‘와타나베 부인’은 고수익을 찾아 세계 여행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금리가 제로에다 앞으로도 계속 경기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 때문에, 일본 개인투자자들은 1515조 엔에 달하는 자산의 수익률을 높이고자 한다. 초 강세를 보이는 엔화에서 다변화하기를 원하는 움직임도 가세한다.

원래 일본 개인투자자들은 보수적이라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 특히 신흥시장 경기가 둔화되고 유럽 경제의 정체 양상이 지속되면서, 최근 12개월 동안 일본 개인투자자들은 뮤추얼펀드에서 자금을 빼냈다. 유로화나 여타 약세를 보인 통화표시 자산에서 빠져나온 것이다.

일본은행 자료에 의하면 일본 가계의 엔화 예금 및 현금 보유량은 지난 3월 830조 엔에서 6월에는 838조 엔으로 약 8조 엔 늘었다.

하지만 일본 개인투자자는 환율을 움직이는 힘을 잃지 않고 있다. 터리 리라화 및 터키 국채의 강세는 이런 힘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0년 1월에 노무라가 호주 달러화의 매력을 강조한 뒤부터 무러 32개월 동안 호주 달러화가 최고 인기 통화 자리를 지켰다는 것도 이런 힘을 보여준다. 호주 달러화는 유동성이 크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에다 세계에서 몇 남지 않은 트리플에이(AAA) 등급 국채가 뒷받침하는 매력이 있다.

2010년부터 2011년 사이에 일본 개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았던 브라질 레알화는 최근 그 인기가 시들해졌다. 특히 지난해 가을 이후 지속적인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속에 레알화가 미국 달러화 대비로 12% 평가절하되면서 관심이 크게 줄었다. 일본 뮤추얼펀드의 레알화 자산 보유 규모는 2011년 3월 말 현재 2조 8700억 엔에서 올해 8월에는 1조 8200억 엔 수준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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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우동환 유주영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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