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이포보 개방행사에 37억원 투입..싸이는 4억원으로 서울광장 행사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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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싸이 공연 금강 공주보 개방 행사 |
[뉴스핌=이동훈 기자] 정부가 4대강 살리기사업의 16개 보의 수문을 여는 행사를 홍보하기 위해 모두 105억원의 세금을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가수 싸이가 서울광장에서 4대강 개방행사 홍보비의 약 4%에 불과한 4억원으로도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과 대조된다.
5일 통합진보당 오병윤 의원(전남 화순)이 국토해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해 9~11월 개최된 4대강 사업의 개방 행사에 모두 105억원을 썼다.
당시 국토부는 한강 이포보 개방 행사에서는 37억원을 쏟아부었다. 금강 공주보와 영산강 승촌보, 낙동강 강정고령보 등 나머지 3개 보에서도 각각 11억원 가량의 개방행사 비용을 투입했다. 나머지 12개 보에서는 각각 3억원씩의 행사비용을 들였다.
행사비는 주로 '쇼'에 투입됐다. 37억원이 사용된 한강 이포보의 개방행사에서는 가수 3개 팀과 오케스트라 공연, 윈드서핑대회, 걷기대회, 사진전 등이 진행됐다. 또 금강 살리기사업의 대표 보인 금강 공주보에선 11억원이 투입돼 가수 1개팀의 공연과 풍물패, 사당패의 놀이마당이 펼쳐졌다.
하지만 '들인 돈'에 비해 행사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 4일 밤 서울광장에서 가수 싸이의 100분에 걸친 무료 콘서트에 비하면 비용대비 효과면에서 4대강 행사는 크게 대비된다.
가수 싸이의 공연은 서울시가 무대 설치비와 광장 사용료를 비롯한 모든 행사비용을 부담했다. 교통통제를 위한 인력과 각종 봉사자에 대한 비용까지 고려할 때 약 4억원 가량이 투입됐다는 게 서울시 측의 이야기다.
서울시 언론과장은 "무료 콘서트였던 만큼 가수 싸이 측이 개런티를 받지 않아 행사 비용은 대부분 무대 설치비로 들어갔다"며 "여기에 펜스 설치비와 행사 진행요원 인건비를 모두 합하면 약 4억원 정도가 행사비로 투입됐다"고 말했다.
이는 한강 이포보 개방행사에 투입된 37억원의 1/9에도 못미치는 비용이며, 가장 '간소한' 쇼가 벌어진 12개 보의 행사비용(3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하지만 4일 싸이 공연에서는 무려 8만명의 인원이 모여 함께 말춤을 추며 한류를 전세계에 알렸다. 이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서울광장의 거리응원과 비교되는 수준의 행사로 꼽히고 있다. 경제학적 가치만 수백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효과는 적고 돈만 많이 쓴 국토부의 4대강 개방행사는 말그대로 헛 돈 질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공감도가 크지 않은 사업축하에는 아무리 많은 돈을 써봐야 효과를 얻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4대강 사업은 이용객들이 공원으로 사용하기엔 적절하지만 굳이 화려한 개막 쇼까지 필요할 정도로 공감도가 높은 사업이 아니었다"라며 "축제라는 것은 자연스런 흥취의 발로여야하는데 정부는 이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려한 만큼 돈만쓰고 효과는 얻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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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