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유주영 기자] 중동 외교 문제가 11월 대선의 큰 변수로 남아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할 일은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할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2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비디오가 만들어진 후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연설을 통해 그는 독재와의 투쟁 끝에 새로운 지도자를 뽑은 이집트, 예멘 튀니지의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1년 전 유엔 연설에서 오바마는 민주주의의 진전에 대해 성공적이라고 묘사했지만, 지금은 들끓는 폭력 사태와 같은 새로운 환경에 직면했다.
오바마는 "미국은 아랍과 무슬림 국가에 민주지도자로서의 책임을 통감하며 이슬람 극단주의와 종교적 증오의 말들에 대한 치안을 유지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바마는 미국과 그 동맹국이 이란 정부가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저지하고 또한 시리아 정부의 군비증강 및 군부의 탄압을 위한 자금 마련을 저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몇몇 동맹국의 바램과 미국 정부가 취할 세부 계획이 무엇인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날 오마바의 연설에 대해 민주 시리아의 야당연합 대변인인 라드완 지아데는 "성명을 환영하지만, 시리아 국민들이 수만 명 씩 학살당하는 상황에서 말보다는 행동을 원한다"고 논평했다.
이란에 대해서 오바마는 외교방침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란이 핵을 보유하지 않도록 '해야할 일을 할 것'이라고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바람을 충족시키지는 못한채 오바마는 새로운 레드라인(저지선)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날 연설은 미국이 종전 입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모종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시한 것이기는 하지 만,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주장해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요구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을 습격해 크리스 스티븐스 미국 대사를 숨지게 한 무장 세력과 살해범은 반드시 '발본색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미국 영사관 공격은 미국 자체에 대한 공격일 뿐 아니라 유엔이 만든 글로벌 외교 이념에 대한 공격"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반드시 종식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오바마는 유엔의 외교 이념은 여러 민족이 차이점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외교가 전쟁을 대신할 수 있으며 상호 독립적인 세계에서 각국이 모든 시민의 기회와 안전을 위해 공동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의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으며 민주적 이양 등을 미국이 홀로 이끌 수도 없다"면서 "모든 현안에서 각국이 미국과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국제사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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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유주영 기자 (bo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