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0.3%이내 적자는 균형재정", 기자들에게 "세뇌돼달라" 농담도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이 지난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2013년도 예산안'과 관련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
이날 정부는 내년 재정수지를 균형재정 기조 범위 내에서 관리하겠다며 GDP대비 –0.3%(관리재정수지 4조8000억원 적자)를 제시했다.
올해는 14조3000억원의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기록하면서 GDP대비 -1.1% 적자다.
일반 국민이 보기에 분명히 재정수지가 적자(마이너스)이기 때문에 왜 균형재정이라고 하는지 얼핏 이해가 안되는 게 사실이다.
백과사전을 봐도 수입과 지출이 일치해 흑자도 적자도 없는 재정을 균형재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흑자면 흑자재정이고 적자면 적자재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예산정책을 총괄하는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21일 내년도 예산안 관련 사전브리핑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0.3% 정도면 EU나 국제적으로 균형재정 범위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0.3% 정도면 국제적으로 균형재정이라고 본다. 재정건전성은 확실한 거고, 균형재정 여부를 0이 넘어야 한다고 엄격하게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국제적으로도 그 정도면 균형재정 범위 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자에 따라 (균형재정 범위를)-0.5%로도 본다. -0.5%를 넘으면 균형이라 말하기는 어렵고. 0.3이냐 0.5냐 판단도 간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0.3%는 총지출을 늘려서 경제활력을 회복하는 것과 균형재정 사이의 절묘한 조합점이라고 볼 수 있다”며 “2014년은 +0.1%로 문자 그대로 흑자가 되고 -0.3%를 기록한 이후 흑자 규모가 느니까 정부가 약속한 균형재정 범위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정부도 예산안에 '균형재정 달성'이라고 단정하는 표현 대신 '균형재정 기조 범위 내에서 관리'하겠다는 표현을 써서 논란을 야기한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균형재정기조 범위에서 관리한다고 표현했다. -0.3%이니까 범위라는 거고. 우리가 그렇게(균형재정 달성) 얘기하면 좀 오버한다고 생각할 거다. 물론 국제기구가 인정하는 범위를 기준으로 한다면 균형재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0.5가 많이 쓰이는 숫자였는데 EU가 공식적으로 -0.3 이내 적자는 균형재정이라고 발표했다. 우리 입장에서는 0.5%이면 EU기준에 맞지 않는 거다. 우린 보수적으로 기준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마이너스인데도 균형재정이라고 하는 것을 믿지 못하는 기자들에게 “좀 세뇌가 돼 달라”, “왜 자꾸 0.3을 (균형재정으로) 인정 안 하려고 그러나”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정부는 내년에 균형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2014년 이후부터 흑자규모를 점차 확대해 2016년 GDP대비 0.5% 흑자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대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무상보육과 반값등록금 등 정부 지출을 늘릴 공약은 늘어나는데 정부 수입은 한계가 있어 균형재정 논란은 내년에 마이너스가 아닌 진정한 플러스 재정이 나올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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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