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유주영 기자]동남아시아에서 중동과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이슬람 세계에서 반미 시위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8일 현재 인도네시아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반이슬람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으로 촉발된 시위는 퇴조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시위대는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분노한 무슬림 군중들이 카이로의 미국 대사관에 모이는가 하면 리비아에서 미국 대사가 죽은지 일주째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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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 무슬림 여인들이 반이슬람 영화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신화/뉴시스] |
전날 인도네시아 경찰은 자카르타의 미국 대사관앞에 운집한 500여명의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쏘았다. 이 시위는 미국에서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한 이 비디오가 나타난 이래 이 지역에서 가장 폭력적인 시위였다.
'무슬림의 순진함'이란 제목의 비디오는 중동에서부터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미국과 그 동맹을 겨냥한 폭력 시위를 촉발했고, 미국은 전 세계 대사관의 치안을 강화했다.
자카르타의 미국 대사관 당국자는 17일 시위가 일어나자 미국민들에게 긴급 주의 경보를 날렸다. 강경 이슬람 옹호자가 이끄는 자카르타의 시위대는 미국 대사관 밖에 모여 타이어를 태우고 돌과 화염병을 던졌다. 시위대는 거리에서 기도하기 위해 해산하기 전까지 소방차를 탈취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카불에서 시위대는 동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는 도시로 연결하는 고속도로에서 교통을 방해하고, 타이어를 태우고, 경찰을 돌로 공격했다. 시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주요 군사기지인 캠프 피닉스 인근에서 발생했으며, 시위대가 시내의 미국 외교시설로 진군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시위는 심각한 폭력사태로 번지지 않았고 아프간 경찰의 대응은 국제안보지원군(ISAF) 단장의 찬사를 받았다.
시위는 아프가니스탄 내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 발생했다. 지난 주말 남부 헬만드주의 주요 기지는 탈레반 조직적 타격이 감행되었고 동부 라그만 주에서 벌어진 일요일 연합군 공습에서는 민간인 일부가 목숨을 잃은 사태가 발생했다. 화요일 오전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자살폭탄 테러로 인해 외국인들을 포함해 최소 9명이 사망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반미 세력이 뭉친 헤즈베이슬라미당은 문제가 된 모독 영화에 대한 자신들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폭력 사태가 확산되자 미국과 아프간 당국자들은 문제가 된 영화의 상영이나 확산을 금지할 것을 요청했다. ISAF의 대변인은 “이번 영화는 우리 동맹과 우리 사회의 기반인 인내와 상호존중의 가치에 반한다”고 말했다. 또한 “나토는 폭력에 정당화란 있을 수 없다는 데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연합군 측은 내부 발포 사건도 발생했음을 시인했다. 아프간 소속 군인이 연합군이 모는 차량에 발포하는 사건 이후 아프간 군 측에서 이 군인을 감금했다.
한편, 파키스탄에서도 시위대가 운집했다. 교사들은 학생과 발루키스탄주의 거리에서 합세했다. 이 전날에는 시위대는 카라치의 미국 영사관 근처의 담장을 부쉈다고 AP가 보도한 바 있다.
레바논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헤즈볼라 요새에 모였다. 공식적인 자리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무장세력의 책임자이자 레바논 시아파 및 헤즈볼라 반군 지도자 핫산 나즈랄라는 베이루트 외곽의 수천명의 시위대 앞에 등장했다. 201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대중들 앞에 선 나즈랄라는 미국에게 영화를 계속 확산시키는 웹사이트를 폐쇄할 것을 요구하고 또한 무슬림의 종교적 명예를 더럽히는 국제조직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 세계 무슬림(이슬람)이 들고 일어나 무함마드(마홈메트)를 지키기 위한 본격적인 성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구글 유튜브는 리비아와 이집트에서 문제가 된 영화에 대한 접속을 중단했으며,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는 접근을 제한했다. 이들 나라 정부는 해당 영화가 불법 컨텐츠라고 지정했다. 또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에서는 영화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고 사용자들에게 남아 있는 인터넷 링크를 신고할 것을 요청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아예 자국 시민들의 유튜브 접속을 막고자 시도하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 인구 약 2억1000만을 보유한 인도네시아에서는, 대부분이 온건한 신앙의 모습을 보이지만 강경파의 목소리도 높다. 수도 자카르타 지외의 지역에서도 수십 명의 시위대가 계란을 던지고 성조기를 짓밟는 모습이 방송을 탔다. 주말에 벌어진 시위로 KFC 지점들이 문을 닫기도 했다. 자카르타 시위는 처음으로 폭력 사태로 번진 시위였다. 시위자들은 인도네시아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버락 오바마의 사진을 불태우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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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Newsis] 무함마드를 모욕한 반이슬람 영화에 대한 저항 시위에서 인도 무슬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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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유주영 기자 (bo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