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무디스와 피치에 이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까지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것은 어려운 시기에 한 나라 경제에 대한 신임이 올라갔는 점에서 좋은 일이지만, 몇 가지 점에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고 17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먼저 S&P가 한국 신용등급을 'A+'로 한 계단 올라간 일차적인 이유를 '북한'으로 제시했다는 점이 불만이다. S&P는 한국 경제에 대한 것보다 북한의 지도부 교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지정학적 위험을 줄였다고 중시했다.
또 S&P는 한국 경제가 세계 경기 하강에 대해 회복탄력성이 강하다고 치켜세웠지만, 이어 앞으로 1~2년 정도 경제지표는 상대적으로 취약하게 나올 것이라고 경고해 뒷맛을 남겼다.
나아가 한국 기획재정부가 S&P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크게 환영했지만 외환시장을 감시하는 외자과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을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지난 주말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신용등급 상향조정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양적완화 등으로 인해 달러/원이 1% 급락하면서 6개월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 정도 급격한 변동성은 외환당국의 개입을 촉발할 수준이었지만, 개입에 나설 수 없는 분위기였다는 지적이다.
WSJ는 한국 외환당국이 수출업체들에게 정말로 문제가 되는 엔/원 크로스환율 변동성도 애써 눈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일본 외환당국이 엔화 강세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렇게 해서 그 동안 한국이 일본에 대해 누려왔던 환율 상의 이점이 사라지게 된다면,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대한 자축 분위기는 갑자기 끝나버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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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