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미래다', 꿈을 갖고 꿈과 함께 성장하길 당부
13일 오후 서울대학교 회사설명회에서 강연에 나선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사진=강필성 기자>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삼성그룹의 ‘일등주의’와 두산그룹의 ‘인간주의’ 비교한 대학생의 질문에 대해 답한 내용이다.
그는 “우리가 인간중심 경영을 한다고 성과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임직원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정도의 따뜻하고 인간적인 집단 되야 겠다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다. 그 1등을 두고 경쟁하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오후 박 회장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서 열린 ‘젊은 청년에게 두산이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주제의 회사설명회에 직접 참석해 ‘사람이 미래다’라는 경영 철학에 대해 설명했다.
대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날 공과대학 301동의 한 강의실을 가득 메운 학생들은 좌석이 부족해 일부는 통로에서 서서 박 회장의 강의를 들었다.
강의실을 메운 대학생들의 모습. |
박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두산 하면 무엇이 떠오르냐”고 화두를 던졌다. 이날 대학생들은 대부분 ‘사람이 미래다’라고 답했다.
박 회장은 “‘사람이 미래다’라는 슬로건은 광고기획사가 아니라 바로 내가 만든 것”이라며 “카피라이터에 ‘박용만’이라고 쓰여있어 투잡을 뛴다는 지적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가 ‘사람이 미래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것은 단순히 채용시즌의 이벤트 때문이 아니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 비전에 이 경영철학이 깊숙이 박혀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인적자원은 육성은 업무를 통해 이뤄지는데, 업무 과정에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쌓이고 이것이 지식(knowledge)로 변한다”며 “이 선순환적인 사이클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이 독려하고 투자하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두산그룹 내에서는 성공과 실패를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그 과정을 보면서 이를 통한 경험을 축적하는데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이는 빠른 시간 내에 주력 업종을 전환한 두산그룹의 특성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따뜻한 성과주의의 반대말은 무관심한 성과주의”라며 “냉혹하게 성과만 찾으면 인간이 도구화되고 머리숫자로 전락하게 돼 편법과 불법이 나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단기성과주의가 장기성과를 저해한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그는 이 인간주의 경영의 필요성을 실감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같은 경영을 통해 서로가 믿고, 강한 결속력으로 묶일 수 있는 조직력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은 “우리 기업들을 둘러싼 여러 흐름으로 볼때 자본주의 4.0 등이 등장하는 것은 잠시 머물다 가는 바람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지속가능경영 연구에서 가장 출발점은 임직원이 조직에서 자신의 삶의 의미찾고 자랑스럽고 만족할 때 기업의 영속성이 나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종교처럼 확신을 갖는 것은 이런 인간중심의 경영을 통해 신뢰하고 따듯하고 자부심 갖는 조직 돼야 기업이 영속성을 갖는다는 점”이라며 “이것이 바로 두산의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강연 말미에 ‘꿈’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십년 전 임원들과 꿈처럼 하던 얘기가 있다”며 “너무 허황된 거 같아서 농담삼아 웃어가며 이야기 했는데, ‘전 세계에서 구직자가 몰려오면 얼마나 좋을까’, ‘글로벌 기업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어느날 보니 우리의 현실 돼 있었지만 아무도 꿈이 이뤄졌다고 하지 않는다”며 “지속적 성장하는 사람은 꿈도 함께자라난다”고 덧붙였다. 대학생들에게 꿈을 갖고 꿈과 함께 성장하라는 당부다.
한편, 박 회장은 지난 3일부터 이뤄진 장장 13개 대학교에 대한 회사설명회를 이날 서울대강연으로 끝맺었다.
박 회장은 오늘(14일) 오후 3시에 이 모든 장정을 마무리하는 두산 ‘잡페어’를 서울 두산 아트센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박 회장은 열흘간 대학교 강의를 마무리한 소회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최선을 다해 강연에 임했다”며 “이제 대학생들이 좋은 선택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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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