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 매입 계획 발표에도 스페인 정부는 시급한 상황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지원 요청에 소극적인 움직임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국채 매입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국가 부채에 대한 구제금융 요청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니콜라스 스피로 매니징 디렉터는 “ECB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이 아무리 기적 같은 효과를 낸다 하더라도 스페인의 국가 부채 문제를 뿌리 뽑기는 어렵다”며 “결국에는 스페인 정부가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ECB 정책위원은 국채 매입에 실제 투입되는 자금이 전혀 없이 주변국 국채 수익률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중앙은행에 맞서지 말라는 시장 격언처럼 트레이더들이 자체적으로 투기적인 거래를 지양, 국채 매입이 실제 이뤄지지 않더라도 수익률이 안정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페인 정부가 국채 수익률 하락을 이유로 국채 매입 요청을 미루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금융시스템 부실에서 부동산 버블 붕괴, 지방 정부의 재정 부실에 이르기까지 스페인 정부가 떠안은 문제를 감안할 때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오는 10월 말까지 300억유로 규모의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이에 대한 부담과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까지 스페인 국채 수익률을 순식간에 급등시킬 요인이 적지 않다고 투자가들은 강조했다.
앞서 무디스는 ECB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이 일정 부분 부채위기를 진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골드만 삭스 역시 같은 의견이다. 스페인이 국채 매입 요청에 나서지 않는 것은 내부적인 정치적인 문제에 부딪혔거나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시기를 늦출수록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스페인이 자체적으로 부채위기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지원 요청이 늦춰질 경우 보다 조건한 조건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골드만 삭스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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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