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계 5단체장 회동, 투자 소비 부동산 활성화 보고서 전달
[뉴스핌=이기석 기자] 국내외 경기가 유로존 재정위기 격랑 속에서 가라앉고 있는 가운데 10대그룹이 하반기 중 4만명 이상의 고용을 늘리기로 해 주목된다.
특히 국내 내수 경기가 장기적인 침체 양상을 보임에 따라 비상경영을 하더라도 고용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이에 따라 정부 역시 재계가 경제살리기를 위해 제안한 정책과제들에 대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8일 재계 5단체장들이 만나 투자 소비 수출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 97건과 재계의 실천계획 15건을 담은 보고서를 전달받고 검토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난 7월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내수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토론회 이후 재계의 의견이 종합된 보고서를 전달받았다”며 “재정부를 중심으로 관련 부처에서 재계의 건의를 검토하고 이에 대해 수용가능한 과제들을 정부정책에 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재계 5단체장들이 28일 경제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 앞서 사진 활영에 임하고 있다. 왼쪽부터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손경식 회장, 한국무역협회 한덕수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이희범 회장. 재계 5단체장은 이날 경제활성화를 위해 투자 소비 수출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 정부에 97건의 정책건의 및 요구가 담긴 보고서를 전달했다. |
◆ 재계 경제살기기 앞장, 10대그룹 하반기 4만명 이상 신규 고용
지난 28일 재계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손경식 회장, 무역협회 한덕수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이희범 회장 등 5단체장이 만나 “경제살리기특별위원회를 설치해 투자 소비 수출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재계 5단체장들의 회동에서는 당초 정치권에서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에 대한 공세를 펴는 데 대해 강한 반대론을 펼 것으로 알려졌으나, 막상 재계는 경제살리기에 초점을 두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치권과 논란을 펴기보다는 정부와 협조를 통해 정책건의를 통해 실리를 확보하면서 경제회복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기로 한 것이다.
특히 10대 그룹은 이날 재계 5단체장 회동을 통해 하반기 고용을 4만 2950명의 신규고용을 늘리겠다고 밝히고 고용유지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룹별로 보면 하반기 신규고용 규모는 삼성그룹이 1만 2400명으로 가장 많고 LG그룹이 7700명, 롯데그룹이 6280명, 포스코그룹이 4100명, 현대차그룹이 3430명, 한화그룹이 3400명에 달했다.
또 SK그룹이 2350명, 현대중공업그룹이 1300명, GS그룹이 1200명, 그리고 한진그룹이 790명을 하반기 중 신규고용하기로 했다.
GS그룹 회장인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대내외 여건이 개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조선 철강 등 수출 주력업종이 본격적으로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했고, 내수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허창수 회장은 “올해 전체적으로 성장률이 3%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인데 더 큰 문제는 경제를 조속히 회복시킬 마땅한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데 있다”며 “결국 기업들이 앞장서서 투자를 확대하고 고용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재계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허 회장은 “우리 기업들은 계획된 투자를 차질없이 집행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고용 안정에 힘을 쓰겠다”며 “지금이 좋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말이 가장 가슴에 와닿는 시기이므로 기존의 고용을 최대한 유지하고 성장동력을 키워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 재정부 '고용유지' 긍정 평가, 합리적인 건의 수용 뜻
재정부에서는 재계가 경제민주화 관련 사안들에 대한 반론보다는 경기상황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투자와 고용창출에 힘쓰겠다고 한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내수 침체와 자영업자, 가계빚 누증이라는 국내 여건을 고려해 고용조정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데에 대해 의미를 두고 있다. 신규 투자와 고용 창출은 막상 결과가 나와봐야하는 일이지만 고용조정은 당장 가시화될 경우 경제불안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재계의 정책보고서 내용은 투자 소비 부동산 및 수출활성화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건의과제들을 보면 대체로 과거부터 제기됐던 지원 확대나 해묵은 규제완화 사안까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 관계자는 “재계가 최고위 5단체장 회동을 통해 기존의 고용을 최대한 유지하겠다고 밝힌 부분이 가장 의미있는 평가된다”며 “하반기 투자와 고용 창출에도 가시적인 결과를 도출해 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재계의 정책건의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 투자활성화 과제 51건 ▲ 소비활성화 과제 24건 ▲ 부동산 및 수출활성화 과제 22건 등 97개 정책건의와 함께 ▲ 재계의 실천계획 15건 등으로 구성돼 있다.
투자활성화 과제에는 ▲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입지규제 완화 ▲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제도 보완 ▲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절약시설투자 지원확대 등을 담았으며, 소비활성화 과제로는 ▲ 유류세 탄력세율 적용 ▲ 중소기업 근로자 세제지원 확대 ▲ 접대비 지출 억제정책 개선 ▲ 고속도로 통행료 상한제 등을 담았다.
또 부동산 및 수출활성화 과제로는 ▲ 주택시장 정상화대책 추진 ▲ SOC 예산확충 및 민간투자 활성화 ▲ 수출지원금융 확대 ▲ 중소기업 해외마케팅 지원 등을 제시했고, 재계의 실천계획으로는 ▲ 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 운영 ▲ 계획된 투자 및 고용의 차질없는 진행 ▲ 청년층 및 은퇴근로자 취업기회 확대 一 근로자 여가활용 풍토 조성 등을 내놨다.
재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재계의 실천계획은 계획된 투자와 고용을 차질없이 하겠다는 것 외에 새로운 것이 별로 많이 들어있지는 않고 지원확대와 규제완화 요구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지만 정부는 재계와 협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정책건의가 합리적일 경우 수용 여부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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