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실망감에 미국 국채가 전약후강의 흐름을 보였다.
회의 전 보였던 강한 의지와 달리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부채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구체적인 카드를 제시하지 못한 데 따라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렸다.
반면 이날 회의 전 상승 흐름을 탔던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7%를 다시 넘었다.
2일(현지시간)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4bp 하락한 1.48%를 나타냈다. 30년물 역시 4bp 떨어진 2.56%를 기록했다.
5년물 수익률은 2bp 하락했고, 7년물은 4bp 떨어졌다.
고용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ECB에 대한 실망이 겹치면서 국채 수익률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씨티그룹의 브렛 롲 채권 전략가는 “드라기 총재의 행보에 기대를 걸고 올랐던 모든 자산은 하락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며 “강력한 위기 대책을 내놓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시장의 경계심리를 완화할 만한 신호조차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글 리서치 헤드 역시 “시장은 ECB가 저울질 차원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행할 묘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과는 적잖게 실망스러웠다”고 평가했다.
드라기 총재는 주변국 국채 직접 매입에 관한 신호를 제시했으나 독일 분데스방크와 이견을 좁히지 못한 데다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하지 않은 채 앞으로 수 주일 이내에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ECB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가파르게 하락한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43bp 급상승, 7.17%까지 치솟았다.
이탈리아 10년물 역시 40bp 뛴 6.33%에 거래됐다. 장 초반 수익률은 회의에 대한 기대감에 20bp 하락했으나 결과 발표 후 수직상승했다.
반면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4bp 내린 1.23%를 기록했다.
DZ 젠크의 크리스틴 렌크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ECB에 원하는 것은 주변국 국채를 언제 얼마나 매입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