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부채위기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 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일종의 풍선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독일의 단기물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자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로존 중심국의 국채 수익률을 바닥권으로 누른 데 이어 유럽의 이머징 금융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폴란드와 체코, 터키 등 유럽 이머징마켓의 통화가 최근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부채위기로 인해 유로화가 하락 압박을 받을 때 이들 통화 역시 동반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였지만 이번주 들어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
스페인을 중심으로 위기가 날로 심화되고 있지만 기존의 안전자산으로는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75%로 25bp 내리면서 값싼 자금으로 기대 수익률을 높이려는 투자 수요가 유럽 이머징마켓의 통화 및 국채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에 따라 폴란드의 졸티가 지난 5일 ECB의 금리인하 이후 유로화 대비 1.3% 상승했고, 체코의 코루나 역시 1.4% 올랐다.
특히 폴란드는 기준금리가 4.75%에 달해 졸티의 투자 매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채 시장에도 자금이 밀물을 이루면서 폴란드 5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3월23일 이후 65bp 하락했다.
체코의 5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지난 2월7일 3.1%에서 최근 1.3%로, 터키의 수익률도 3월21일 9.47%에서 최근 7.77%로 떨어졌다.
자이스케 인베스트먼트의 모튼 고르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로존의 패닉이 악화되거나 단시일 안에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는 한 유럽 이머징마켓의 통화는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매튜 코본 펀드매니저는 “미국을 포함해 기존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국채는 더 이상 투자 매력이 없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일부 투자가들은 이머징마켓의 유동성이 제한적인 만큼 변동성 상승과 손실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