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기 발행으로 지표금리 인하 막아
- 은행들, 10~50일 연장하며 금리기준 되는 91일물 신규발행 피해
- 천억원대 CD 발행 필요해도 초단기로 연장시켜 지표금리 하락 막아
[뉴스핌=한기진 기자] 은행들이 CD발행을 초단기로 변칙 발행하거나 연장하는 수법을 통해 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91일만기 CD 지표금리를 사실상 조작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석 달간 CD(양도성예금증서) 지표금리 움직임을 막은 게 은행의 꼼수였던 것이다.
대출의 기준은 만기 91일짜리 CD금리를 삼는데, 은행들이 겨우 한달 만기 CD를 신규로 발행하거나 만기가 도래한 것은 짧으면 만기를 열흘 연장하는 방식으로 91일물 CD 발행을 제한해왔던 것이다. 이런 초단기 CD는 거래가 아무리 많이 일어나도 금리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91일물 CD는 물량 자체가 없어 금리는 내려가지 않는다.
“CD발행(91일물)이 줄어 거래되지 않아 시장금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은행과 증권업계의 주장과는 달리, 실제로는 금융회사 스스로 한편에서는 CD를 자금조달에 사용하면서도 금리에 영향을 주는 CD 물량을 제한해 금리변동을 막는 왜곡현상을 만든 셈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을 의심하는 4월 7일부터 석 달간 91일물 CD는 지방은행이 발행한 것이 전부로 각각 300억원(4월24일), 500억원(5월10일) 등 두건에 불과했다. CD고시금리에는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SC, 씨티은행 등 7개사의 CD만 포함돼 이들 지방은행이 발행 것은 금리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대신 만기가 돌아온 91일물 CD는 만기를 조금씩 연장하는 방법으로 신규발행을 피했다.
신규발행만 했다면 지표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1000억원대 이상 CD, 전부가 초단기로 만기가 연장됐다. A 시중은행은 지난 6월 15일 2000억원 규모의 CD가 만기 도래하자 47일, B은행은 지난 5월 24일 1000억원짜리 CD를 두달 연장했다. 심지어 C은행은 열흘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유통시키기까지 했다.
이런 방식으로 91일물 CD가 자취를 감추게 함으로써 금리 변동을 막은 것이다.
같은 기간 통안증권 1년물은 3.45%에서 3.25%로 0.2%포인트 하락했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50%에서 3.23%까지 0.27%포인트 떨어졌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CD만기가 초단기로 연장되는 현상은 최근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91일물이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조사가 시작된 이후 거래가 전혀 없었음에도 금리가 매일 떨어지자, 담합의혹을 더 짙게 하고 있다.
담합조사 첫날인 17일 거래가 전무한 가운데 오후 장 금리 고시시간을 한 시간 가량 늦춰지며 1bp 하락한 3.24%를 기록했다. 다음날에도 거래량은 ‘제로’였지만 금리는 또 1bp 내렸다. 사흘째인 오늘도 1bp 내리며 사흘 연속 발행과 유통물량이 전혀 없는데도 금리가 내리고 있다.
이와 달리 지난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내렸던 날을 제외하고 4월부터 이달 16일까지 70여 영업일 동안 46일이 거래됐고, 거래량이 많았을 때는 6800억원(7월16일)까지 거래됐음에도 CD금리는 요지부동이었다.
정상적인 시장논리 없이 인위적으로 CD금리가 움직인다는 의혹을 사는 이유다.
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최근 내리는 것은 증권사가 호가를 일부러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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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