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교육복지 지원 및 중장기 인력 육성
[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이 충남 아산시 탕정에 자율형 사립고(자율고) 설립을 검토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 주변에서는 자율고가 대학입시와 운영상 생존 문제로 어려움은 겪고 있는 현실에서 왜 하필 삼성이 자율고를 세우겠다는 것인지 갸웃한 시선이 나온다.
또, 최근 삼성이 서울 강남의 자율고인 중동고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것이 이번 자율고 설립 추진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의문부호도 따라 붙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삼성의 자율고 설립이 현실화된다면 한국적 상황에서 주요 고교 인맥 메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내린다.
삼성은 왜 자율고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일까.
18일 삼성 등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시 탕정에 자율고를 설립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2014년 개교를 목표로 준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주 사업장이 위치한 아산쪽이 서울과 경기도에 비해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고 디스플레이는 아산쪽에 산업단지가 있으니까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의 복지 혜택을 주기위해 검토한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법인 설립 등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검토 결과에 따라 구체적 설립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삼성 주변과 교육계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곧 학교설립계획서와 재단법인 설립인가 신청서를 해당 교육청에 제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가지고 자율고 설립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처럼 자율고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임직원 복지 차원의 성격이 가장 크다. 탕정에는 현재 1만여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회사 측 설명대로, 서울과 경기권에 비교해서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고 교육열이 높은 임직원들이 탕정 근무를 위해 '주말부부'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자율고 설립을 통해 교육 인프라가 일부분 해소된다면 가족과 함께 탕정에 내려가 생활하는 임직원들의 근무환경 지원 차원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율고 설립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시선이다. 학교 법인을 설립하는 문제가 추진한다고 해서 금방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데다, 자율고의 생존 등 최근 여러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또다른 관계자는 "임직원 자녀를 일정 비율로 뽑는다 하더라도 수도권에서 생활하는 임직원 자녀들이 얼마나 가게될지는 미지수"라면서 "향후 대학 진학 결과나 수익성 등 충분한 실익적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삼성 주변에서는 삼성이 지난해 10월 자율고인 중동고에 대한 지원 중단을 통보하면서 학교 법인에서 손을 떼기로 했던 전례에 비춰 이번 자율고 설립이 오랜 기간 준비되어 온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중동고는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다녔던 인연으로 삼성이 영국의 이튼스쿨과 같은 명문사학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지원해 왔다. 지난 17년간 1000억원 가까이 투자와 지원을 유지했었다. 때문에 삼성의 지원 중단이 결정된 이후 중동학원 총동문회는 지난 몇 개월간 삼성전자 서초사옥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삼성의 자율고 설립이 추진되면 장래에는 이른바 '삼성高' 인맥이 차세대 삼성의 인맥풀 중심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학비가 비싸고 입학 경쟁이 치열한 자율형 사립고를 감안할 때 삼성 임직원의 자녀들이 쌓은 인맥은 삼성을 비롯한 정.재계에서 인맥풀로 등장할 수 있다는 해석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을 비롯한 정부기관 등에는 특정고교 인맥이 넓게 퍼져 소위 말하는 '앨리트 인맥'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에 비춰볼 때 삼성고의 탄생은 미래를 내다본 삼성의 인재양성 측면이 강하게 읽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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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