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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힉스 입자'가 인류에게 미칠 영향은

기사입력 : 2012년07월16일 14:36

최종수정 : 2012년07월16일 22:13

▲김형도 서울대 교수
2012년 7월 3일 저녁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대형 세미나실 앞으로 긴 줄이 늘어섰다. 7월 4일 아침 9시로 예정된 역사적인 세미나를 직접 듣는 기회를 갖기 위해 연구자들이 밤샘 대기를 한 것이다.  수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미나실은 학회를 하기에는 충분한 규모지만 이번 세미나는 그렇지 못했다.

이같은 소동은 이미 힉스 입자가 발견됐다는 소문이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세미나실 앞자리의 예약석에는 이른바 ‘빅뱅머신’이라 불리는 LHC(거대강입자가속기)의 일등 공신들이 자리했고, 48년 전 기본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힉스 입자를 제안한 피터 힉스 교수를 포함해 여러 명의 물리학자들이 초청됐다.

이날 세미나는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공식적으로 힉스 입자의 발견이 선언됐고, 83세의 피터 힉스 교수는 자신이 살아 있을 때 이런 발견이 이루어져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면서 흐느꼈다.

노벨 물리학상을 누가 받는가에 대한 논란이 벌써부터 한창이다. 기본입자에 질량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먼저 발견한 골드스톤 교수는 당시 하버드 대학의 콜만 교수로부터 이론을 잘못 다루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라는 핀잔과 비판을 듣고 감히 논문 쓰는 것을 포기했다. 늘 똑똑한 천재 주변에 피해자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힉스 입자가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렇게 호들갑일까? 많고 많은 입자들 가운데 하나를 발견한 것 뿐 아닐까?

전기와 자기를 통합해 하나의 전자기 이론으로 이해한 것은 채 150년이 되지 않는다. 태양이 어떻게 수십억 년 동안 빛날 수 있는지를 이해한 것도 채 100년이 되지 않는다. 미시 세계를 설명하는 양자역학과 높은 에너지의 세계를 설명하는 ‘특수 상대성이론’도 모두 100여 년 전에 완성됐다. 이러한 양자역학과 특수 상대성이론의 결합을 바탕으로 표준모형이 완성된 것은 불과 50년 전의 일이다.

현재 실험을 통해 알고 있는 세상의 모든 현상은 중력에 대한 이론인 일반 상대성이론과 더불어 표준모형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우주 배경 복사를 포함, 우주에 분포하는 수소와 헬륨의 비율까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고 이는 관측 결과와도 부합한다.

역사적인 이유로 표준모형을 ‘모형’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너무나 겸손한 명칭이다. 표준모형과 일반 상대성이론은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 힉스 입자는 표준모형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던 유일한 기본 입자다.

 

▲표준모형 개념도
표준모형에 따르면 기본입자의 질량의 크기는 힉스 입자와의 상호작용의 크기에 의해서 결정된다. 가장 질량이 큰 탑(top) 쿼크는 힉스 입자와의 상호작용이 가장 강하고, 질량이 작은 전자는 힉스 입자와의 상호작용이 미미하다. 질량이 없는 광자, 즉 빛 알갱이는 힉스 입자와 직접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다. 힉스 입자의 발견이 어려웠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질량이 큰 탑 쿼크는 질량이 작은 업 쿼크와 다운 쿼크로 금방 붕괴한다. 질량이 큰 렙톤인 타우와 뮤온도 금방 전자로 붕괴한다. 물질을 이루는 안정적인 기본입자는 업 쿼크, 다운 쿼크, 전자 세 가지로 중성미자를 논외로 하면 가장 질량이 작다는 특징을 지닌다. 양성자를 이루는 업/다운 쿼크나 전자를 아무리 충돌시켜도 힉스 입자와의 상호작용 크기가 작아 힉스 입자를 만들어내기가 어려운 것이다.

다행히 아주 작은 확률이지만 충분히 높은 에너지가 있다면 양자역학적 효과에 의해 가상적인 탑 쿼크를 매개로 하여 힉스 입자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힉스 입자는 순간적으로 다른 입자로 붕괴한다. 마찬가지로 양자역학적 효과에 의해 직접 상호작용하지 않는 광자 두 개로도 작은 확률로 붕괴한다. 이러한 잔해들을 모아 힉스 입자의 흔적을 찾은 것이다.

한 개의 힉스 입자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천억 번 이상의 양성자 충돌이 있어야 한다. ‘칠전팔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끈기가 요구되는 셈이다. 이번 힉스 입자 발견은 28년 동안 전 세계 수천 명의 연구원이 매달려 얻은 결실이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인터넷의 근간이 되는 ‘World Wide Web(WWW)’이 처음 만들어진 곳으로도 유명하다. 힉스 발견 실험은 ‘헛간에서 바늘 찾기’보다 더 힘든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WWW가 만들어졌다. 불과 20년 만에 WWW는 우리들의 삶의 방식을 바꿀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50년 전 전자기 방정식이 만들어지고, 이를 입증하는 전자기파가 검출되었을 때 아무도 지금의 전자공학과 스마트폰 세상을 상상하지 못했다. 20세기 초 발견된 방사능도 이를 막대한 에너지원으로 인식하고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렸다.

힉스 입자의 발견이 앞으로 우리의 삶과 산업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는 것 역시 어렵지만, 자연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깊게 해 준 것은 확실하다. 아인슈타인도 “가장 이해하기 힘든 점은 우주가 물리 법칙으로 이해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했다.

20세기와 21세기 들어 인류가 자연의 궁극적인 법칙과 우주에 대해 알아낸 사실은 100년 전 사람들이 본다면 실로 놀라울 것이다. 그런 면에서 발견 전까지 해당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그 존재를 두고 논란을 벌이던 힉스 입자를 실제로 발견하게 된 것은 유인 우주선을 달에 보낸 것 이상으로 인류 지성의 대단한 성취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김형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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