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롯데그룹이 국내 최대 가전 양판업체인 하이마트의 새 주인이 된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 대주주들은 MBK파트너스를 대신해 롯데쇼핑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이마트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 3일 MBK파트너스가 하이마트 인수를 포기하자 곧바로 잠재 인수후보자들을 접촉해 하루만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롯데는 지난달 20일 본입찰에서 주당 7만 원대 후반의 가격을 다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대형 인수합병(M&A)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할때 인수가격을 올리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주당 7만원 후반대로 총 인수금액이 1조5000억원 수준이면 롯데쇼핑이 하이마트 인수를 통해 얻게 되는 이익이 인수에 따른 이자비용을 웃돌 전망이다.
롯데와 하이마트를 품을 경우 300개가 넘는 가전양판점 뿐만 아니라 디지털파크 사업과 연계, 롯데마트 상품을 결합하는 슈퍼형태, 해외 진출 등 시너지가 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분석이 우세하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야 성사되는 게 M&A 시장의 논리"라며 "이번 하이마트 M&A는 인수 기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겠지만 가격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지난달 롯데쇼핑이 제시한 가격이 합리적으로 평가된다"며 "무리한 인수로 승자의 저주를 보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MBK파트너스가 본입찰에서 인수가로 제시한 가격은 하이마트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60%가 넘는 프리미엄을 붙여준 꼴이라고 지적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이마트의 최대주주인 유진그룹이 재무적투자자(FI)보다는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략적투자자(SI)에 인수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롯데쇼핑의 인수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하이마트 인수는 양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이마트 점포는 314개이고, 롯데쇼핑의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760여개다. 두 회사를 합하면 전국적으로 1000개가 넘는 점포를 체인으로 운영하게 된다"고 말했다.